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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로 중소기업 수출 확대… 수출기반은 취약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서 중소기업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효과로 수출 실적이 소폭 개선되는 등 크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수출 기반은 여전히 취약해 새정부가 중소기업 수출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중소기업 수출 동향과 수출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026억달러였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각각 1.9%, 1.8%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라는 평가다.

특히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미국·EU·아세안 등 3대 시장에서는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이 대기업보다 2% 이상 높아 FTA가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연간 수출 실적이 연 5만 달러 이하인 중소기업이 무려 42%에 달해 수출 중소기업이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수출 중소기업 수는 총 8만5866개였지만, 이 가운데 연간 수출 실적이 5만달러(약 5500만원) 이하인 기업 비중이 42%(3만5843개)로 10곳 중 4곳이 넘었다.

이에 반해 100만달러 이상은 17.1%(1만4천459개), 500만달러 이상은 4.8%(3992개)에 불과했다.

특히 수출 실적 500만달러 이상 중소기업 중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출증가율이 8% 이상인 '강소기업' 비율은 전체 2.3%(1990개)에 머물러 수출 증가세도 눈에 띄지 않는다.

또 단일 품목·단일국가 수출이 각각 44%, 55%에 달해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 의존도가 커지면서 수출 비중이 하락하는 부분도 우려사항으로 지적됐다.

주요국의 중소기업 수출 비중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는 2003년 42.2%에서 2010년에는 21.1%로 하락한 반면 미국은 22.3%→24.3%, 대만은 18.1%→16.2%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새 정부가 제시한 '중소기업 수출 비중 30%' 목표를 달성하려면 글로벌 강소기업을 현재 2.3%에서 5%대로 늘리고 100만달러 이상 수출기업도 3만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역량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협 관계자는 "21세기는 창의성·역동성을 갖춘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신성장동력의 핵심 축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가 중요 정책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