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지난해 대기업 매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기부금은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은 NHN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기부에 가장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 금액으로는 삼성의 기부금이 가장 많았다.
20일 재벌·CEO(최고경영자)·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20위 기업(공기업·금융지주 제외) 가운데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1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출액 대비 총 기부금 비중이 전년의 0.18%보다 0.5%포인트 낮아진 0.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654조6000억원으로 전년의 591조6000억원에 비해 무려 10.7%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1조550억원에서 8600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또 2012년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평균비율은 이보다 낮은 0.1%에 불과해 기업들이 대부분 기부에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매출 2조3900억원 가운데 253억원을 기부한 NHN(1.06%)였지만, 역시 비중이 전년(1.27%)보다 낮아졌다.
KT&G는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전년 대비 0.09%포인트 상승한 0.58%로 2위를 차지했다.
통신사 라이벌인 SK텔레콤과 KT는 각각 0.5%, 0.42%로 나란히 3위,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의 기부금 비중은 전년보다 각각 0.07%포인트, 0.06%포인트 낮아졌다.
기부금 비중이 0.14%에서 0.34%로 높아진 LG생활건강이 5위였다.
반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크게 낮아진 곳은, 2011년 0.55%에서 지난해 0.24%로 무려 0.31%포인트나 하락한 현대중공업이었다. 기부금 액수도 3000억원에서 1330억원으로 반토막이 넘게 났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2011년 10월 아산나눔재단 설립으로 2400억원을 출연해 기저효과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기부금 액수가 2350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매출액 대비로는 0.12%에 그쳐 17대 기업의 평균을 밑돌았다. 기부금도 전년 대비 370억원 감소했다.
포스코는 740억원을 기부해 매출 대비 비중이 삼성전자와 같은 0.12%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기부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2위, 3위, 5위인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각각 0.08%, 0.05%, 0.04%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매출 84조4700억원 가운데 703억원을 기부하는데 그쳤고, 현대모비스는 매출 30조8000억원에 기부금은 34억원에 불과했다.
LG화학(0.1%), 롯데쇼핑(0.08%), LG디스플레이(0.05%), SK하이닉스(0.03%), LG(0.02%), 삼성물산(0.02%)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20대 기업 가운데 SK이노베이션, LG전자, 에쓰오일 등은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기타비용에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