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서울 소재 5대 대학가 상권 중 권리금이 가장 높은 곳은 건대입구 상권으로 조사됐다.
이는 상가정보업체 점포라인이 올해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자사 DB에 매물로 등록된 건대입구, 홍대, 신촌·이대, 대학로, 신림 상권에 위치한 점포 184개를 조사한 결과다. 이들 5대 상권은 각 지역에 위치한 대학 간 위상과는 무관하며 상권 외형과 규모, 유동인구 측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으로 평가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건대입구 상권 소재 점포(13개)의 평균 권리금은 5대 상권 중 2억42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높은 곳은 홍대 상권이었다. 올해 매물로 나온 홍대 상권 소재 점포(40개)의 평균 권리금은 1억4125만원으로 건대에 비해 평균 6298만원 낮았다.
이어 신촌·이대 상권이 1억3823만원, 대학로 상권이 1억1950만원, 신림 상권이 1억1626만원의 평균 권리금을 각각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시내 유수의 대학가 상권 중에서도 건대입구 상권 권리금이 가장 높은 것은 이곳이 대학가 상권이면서도 역세상권과 주거지 배후 상권의 면모를 동시에 갖춘 복합 상권으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통상 대학가 상권은 주 소비층이 20대 초중반 대학생들이어서 불경기에도 매출이 급감한다거나 하는 일이 없어 비교적 업황이 좋은 지역에 속한다. 문제는 여름과 겨울이면 2~3개월씩 이어지는 방학 비수기. 이 기간에는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일부에서는 '반년 벌고 반년 공치는 상권'이라고 평가절하 되기도 한다.
하지만 건대입구 상권은 복합 상권의 성격이 강하고 상권 자체의 중력이 크다. 이에 따라 방학 비수기가 아예 없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홍대나 신촌처럼 지근거리에 경쟁할만한 대형 상권이 전무하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건대에 이어 권리금이 두 번째로 높은 홍대 상권 역시 대학가 상권과 역세상권, 오피스 상권의 성격이 모두 발산되는 복합 상권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납득이 되는 대목이다.
한편, 권리금 수준과 달리 보증금이나 월세 수준은 대학로 상권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끈다.
대학로 상권 점포의 평균 보증금은 8350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신촌·이대 상권(6552만원)에 비해서도 평균 1800만원 가까이 더 높았다. 이어 건대입구 5730만원, 신림 5093만원, 홍대 4555만원 순이었다.
월세 역시 대학로 상권이 398만원으로 2위를 기록한 신촌·이대 상권(356만원)에 비해 평균 42만원 더 비쌌다. 이 밖에 건대입구와 홍대 상권 월세가 321만원으로 같았고 신림이 261만원으로 5대 상권 중에서는 월세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환 점포라인 대표는 "통상 대학가 상권은 방학이라는 외부요인 때문에 매출관리가 어렵고 따라서 점포도 헐값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반해 복합 상권으로 진화한 대학가 상권은 그야말로 알짜배기 점포들이 많아 권리금이나 보증금, 월세가 모두 높은 수준에 형성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요즘에는 성신여대 상권이나 서강대 상권 등 유명 상권 인근에 형성된 소규모 상권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며 "대학가 상권 점포를 유리한 조건으로 얻기 위해서는 상권의 발달 양상을 미리 가늠해보고 선점하는 전략이 필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