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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피해 기업 10여곳 1000만∼3억 보험금 수령… 넥슨 최고 혜택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최근 방송사와 금융사가 사이버테러를 당하면서 해킹·정보유출 피해 보상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국내에서 해킹 피해와 관련해 보험회사가 지급한 보상금은 최대 3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보험사들이 해킹 등으로 정보 유출 피해를 봤다는 기업에 보상해준 사례는 10여건이다.

이 중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기업은 게임업체 넥슨으로, 현대해상의 위기관리실행비용 특약에 가입한 덕분에 3억원을 보상받았다. 이 특약은 사과문 고객 통지, 사죄 광고, 위문품 비용을 모두 지급하게 돼 있다.

넥슨은 지난 2011년 11월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백업 서버가 뚫려 전체 회원 1800여만명 가운데 1320만명의 아이디와 이름,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당한 바 있다. 최초 침입한 악성코드가 게임 백업 서버에 저장한 고객 정보를 복사해 유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차티스손해보험은 보안 관제를 맡고 있던 고객의 사이트가 해킹을 당한 데 대한 보상금으로 '테크놀로지 전문인 배상 책임보험' 가입자에게 6000만원을 준 적이 있다.

또 국외에서 해킹 수법의 일종인 '크래킹'으로 국내 업체의 개인 정보를 빼내가자 사고 조사와 직원용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위해 2000만원을 피해 기업에 지급했으며, 게임업체의 회원 계정 도용과 게임머니 유출 건에도 1000만원을 보상했다.

메리츠화재도 접근 매체 위조로 사이버 창구에서 부정 인출한 피해에는 1억원을 지급하고, 해킹으로 부정 이체 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210만원을 보상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해킹 또는 정보유출 피해 보상 보험이 생소할 수도 있으나 은행 등 금융사들이 많이 들고 있다"면서 "일단 사고가 터지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 보험에 미리 가입해두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500여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금융사이며, 나머지는 관공서, 여행사, 결혼정보업체와 신용정보업체 등이다.

현대해상 'E-biz 배상책임보험'은 네트워크 및 서버관리업체, 동부화재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은 전자상거래업자와 포털사이트 운영자, LIG손해보험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은 관공서, 여행사 등이 가입했다.

결혼정보업체까지 이런 보험에 관심을 두는 것은 중요한 개인 정보를 다루지만, 전산망이 대기업보다 해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해킹에 의한 정보 유출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개인정보를 많이 취급하는 신용정보사나 결혼정보업체가 가입할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