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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청, '청원경찰 돌연사 사건' 첫 제기 허준혁 전 시의원에 2억여원 요구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지난 1월 서초구청은 '청원 경찰 돌연사 사건'을 처음으로 본인의 블로그에 게시했던 허준혁 전 시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당시 서초구청은 또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언론사에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 일은 지난 1월 10일 24시간 옥외 근무를 선 서초구청 22년 차 청원 경찰 이 씨가 돌연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징벌 근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당시 서초구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청원 경찰 이 씨에 대한 징벌 근무 의혹을 부인했다.

서초구청은 "당시 이 씨가 사망한 날은 야간 당직을 섰기 때문에 야외근무는 서지 않았다며 당직 근무는 청사 내 1층 종합상황실에서 18시부터 당직자 6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당직근무자(청경 포함)는 근무중 4시간 30분의 취침 후 익일 9시에 퇴근한다"고 설명했다.

또 서초구는 이 씨가 사망한 10일은 초소가 개방된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으며 당일 아침까지도 직원들과 평소와 같이 대화를 나누고 외부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등 외관상의 증세는 없었다고 해명했었다.

서초구청은 9일 오후 6시부터 당직 근무에 들어가 다음날 오전 9시에 퇴근했으며 퇴근 후 9시 30분 경 지인과 외부 식당에서 아침식사 후 다시 귀청했으며 이후 10시 경 주차장 내 번호판 교체장소에 쪼그려 앞에 앉아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 병원에 후송했다라고 설명했었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장 징벌성 야외 근무 논란 등 진상규명을 위한 경찰수사를 요구했다가 고소를 당했던 허 전 시의원은 4일 호소문을 냈다.

허 전 시의원은 지난 1일 진 구청장이 본인과 서초구 대표자 진 구청장 앞으로 각각 1억100만 원 씩 총 2억200만 원을 요구하는 소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호소문에서 그는 "당시 우연히 기사를 접한 뒤 댓글과 SNS에서의 분석과 반응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서초구 의회에서 순직사고 조사특별위원회까지 결성이 된 것을 보고 조사특위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특위가 구성되게 된 배경과 그간의 주변의 의혹들에 대해 소상히 들으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구청에서 조용히 넘어가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사람이 죽은 문제이고, 사인을 떠나 구청장 주차가 조금 늦었다고 초소를 폐쇄한 것 부터가 권위주의의 전형이자 인권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하고, 모든 의혹들이 제대로 해소되는 것이 의혹을 받는 구청이나 고인에 대해서도 모두 바람직한 일이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또한 허 전 시의원은 의혹이 계속 증폭되자 서초구청이 거짓 해명과 말바꾸기가 계속 돼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7년 만의 혹한의 날씨에 초소문을 폐쇄한 것은 사실이며, 그 이유는 구청장 관용 차량 주차 지연이 일차적인 것이었으며, 그리고 공교롭게도 청원 경찰이 일주일 뒤에 돌연사 했다는 것은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전 시의원은 "구청해명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오전 11시 10분 경 초소를 폐쇄하고 이튿날 오후 1시 20분 경에 초소문을 열었다고 했는데, 그 강 추위에 열쇠를 뺏은 것은 징벌이 아니고 무엇이냐"라며 "24시간 야외근무라는 것은 초소문을 잠근지 24시간이 넘어 열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임에도 24시간 야외근무를 지시한 적 없다는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모든 의혹들을 조사특위에서 철저하게 밝혀내고 여의치 못할 경우 수사를 의뢰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해야한다는 글을 올렸을 뿐"이라며 "모든 의혹들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 것이지 누구의 명예를 훼손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지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을 제기한 것을 허위 사실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또 진상이 규명되지도 않았는데 허위 사실이라고 매도하는 자체가 허위"라며 "누가 서초구의 명예를 훼손시켰는지 되묻고 싶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게 된 자체가 서초구의 명예를 훼손시킨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허 전 시의원은 ▲구청장 주차가 늦었다고 초소를 폐쇄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그 법적 근거는 무엇이며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누가 지시를 내린 것인지 ▲구청 주장대로 행정지원국장이 지시했다면 동승하고 있던 구청장은 묵시적 동의를 한 것이 아닌지 ▲추위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앓고 있던 고인의 사망이 그날의 가혹행위와는 전혀 무관한 것인지 조사특위에서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건 관련자들에게 거짓말 탐지기라도 사용해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며 "필요하다면 저부터 라도 먼저 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는 불응하면서 기관과 단체장이 개인을 상대로 고소부터 하고 윽박지르는 행태가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이번을 계기로 사건의 진상이 다시 한번 철저히 밝혀지기를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