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 최근 여야 및 국회 지도부와 잇따라 오·만찬 회동을 하면서 어렵사리 조성돼가고 있던 정치권의 대화·해빙무드에 급제동이 걸려, 정국이 다시 경색국면으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모처럼 '4·1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에 합의하고,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의 수정 방향과 경제민주화 법안 입법과 관련해서도 손발을 맞춰가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태가 발생, 앞으로의 정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야당은 박 대통령이 윤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자 "인사참사", "불통 행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후보자 임명은 인사참사의 화룡점정"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두고두고 화근거리를 안고 가게 되는 결과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봄날이 온 줄 알았더니 또다시 찬바람이 불고 꽃망울이 터지려다 다시 꺾이는 것과 같다"면서 "정국 경색이나 인사 강행에 대한 정치적 부담은 모두 청와대와 대통령이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대통령의 인사권을 십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당 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윤 장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 장관의 업무능력과 역량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청문회 때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재연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윤 장관은 '식물장관이 될 것'이라는 당내 우려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답했는데, 그런 반박이 옳았음을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면서 "각고의 분투노력으로 국민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