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김덕중 국세청장이 22일 중소기업중앙회로 중소기업대표들을 찾아가 중소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국세청의 '지하경제 양성화 드라이브'로 인해 중소기업의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세청이 세무조사 강화의 주된 대상으로 대기업·대자산가, 고소득 자영업자, 불법 사금융 등 민생침해, 역외탈세 등을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중소기업들이 세무조사에 대해 상당한 우려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김 청장은 이날 '국세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누구나 공감하는 탈세 혐의가 큰 분야에 세무조사를 집중하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정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무조사 대상 확보 및 체납자의 은닉재산 차단을 위한 강력한 수단인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에 대해서도 서민경제나 중소기업, 상공인의 통상적인 경영활동에는 활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소기업과 지방 기업에 대한 조사 비율 최소화, 조사 기간 단축 및 세무 컨설팅 위주의 간편 조사 확대로 세무조사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가운데 정기조사 선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장기계속 성실사업자의 요건도 수도권의 경우, 25년 계속사업자에서 20년 계속사업자로 완화하기로 했다.
김 청장이 중기청을 찾아가 중소기업인들에게 직접 이같은 방침을 밝힌 것은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탈세나 불법 사금융, 역외탈세 등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하기로 한 것이 중소기업인들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전방위적 세무조사설이나 FIU 현금거래정보의 무차별적 활용에 대한 중소기업 현장의 우려가 있다"며 무리한 세무조사로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시중의 그런 우려 여론을 잘 알고 있다"며 "누구나 공감하는 탈세 혐의가 큰 분야에만 조사를 집중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중소기업인들과의 만남은 연례행사 중 하나"라며 "그러나 지하경제 양성화에 주력하는 상황과 맞물려 일부 기업의 우려가 있는 만큼 분명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점 추진 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조세정의 확립에 전력을 기울이고 이를 위해 대기업·대자산가, 고소득 자영업자, 불법 사금융 등 민생침해, 역외탈세 등에 대한 조사에 탄력을 가하되 정상적인 기업활동은 적극 지원한다는 점을 직접 밝힘으로써 기업활동 위축이라는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김 청장은 이날 남북관계 경색과 맞물려 현안으로 부각된 개성공단 입주 기업 및 관련 업체에 대한 지원 방침도 밝혔다.
가동중단에 통행제한으로 위기에 처한 이들 업체에 대해 4월 부가가치세 납부 기한을 최장 9개월까지 연장해 주고, 조기 환급금 신속 지급, 부가가치세 징수유예 신청시 적극 수용,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업에 대한 공단 운영 정상화까지 조사 유예 등이 핵심이다.
이는 사상 초유의 어려움에 처한 개성공단 입주 기업 및 관련 업체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동시에 국세청의 중소기업 지원 방침을 구체화하는 사례도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