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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0세 의무화'… 공기업만 '미소'·대기업·중소기업엔 '그림의 떡'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정년 60세 의무화'가 근속연수가 비교적 긴 공기업 직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속연수가 10년에도 못치는 대다수 일반기업 직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조선과 자동차, 철강 업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지만, 소비와 유통 관련 업종은 혜택을 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재벌·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대 대기업그룹의 93개 상장사와 9개 공기업 직원들의 근속연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9개 공기업의 근속연수는 평균 15.0년인 반면 10대 그룹 직원들은 9.36년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고용이 더욱 불안한 상황이어서 60세 정년의 혜택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여성근로자의 근속연수는 남성 근로자(10.2년)의 절반에 가까운 6.6년에 불과해 더 혜택을 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근속연수를 공개한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18.4년으로 가장 길었다.

이들 9개 공기업 남자직원들의 근속연수는 16.8년이나 됐고, 여성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도 9.3년으로 대기업 평균과 맞먹었다.

그룹별로는 근속연수가 주요 업종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조선과 자동차 등을 주요 업종으로 하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평균 13.1년과 11.7년으로 1, 2위를 차지했고, 한진그룹과 포스코도 11.4년과 11.2년으로 상위권이었다.

반면 주로 소비재를 생산 판매하는 LG]그룹과 GS그룹은 각각 7.7년, 롯데그룹은 8.2년 등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한화(11년), 삼성(8.6년), SK(8.4년)는 중위권이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지난 2011년의 국가별 근로자 근속연수에서는 한국은 6.1년으로 OECD국가 중 하위권이었다.

포르투갈이 12.9년으로 가장 길었고 프랑스, 독일이 각각 12년과 11.5년으로 뒤를 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60세 정년안이 확정되면 상대적으로 근속연수가 길고 고용이 안정돼 있는 공기업과 노조의 영향력이 강한 일부 대기업의 직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