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정부는 25일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고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까지 정당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발언과 국회의원 168명과 각료 등의 집단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일본의 과거사 도발과 관련, 주한 일본대사 초치,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등을 통해 강하게 항의했다.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최근 일본 정부와 정계 인사들의 일그러진 역사 인식과 시대착오적인 언행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로서는 일본 사회가 내부적으로는 그토록 정직과 신뢰를 소중한 가치로 여기면서도 과거 침략과 식민지 지배역사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과거를 뒤로하고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로는 극도의 안타까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역사의 거울 앞에 과거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인해 이웃나라에 끼친 많은 고통과 피해를 생각하면서 과거를 정직하게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오늘의 잘못된 인식과 언행을 바로잡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벳쇼 대사는 이같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가해자로서 잘못한 데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것이 국가간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정부는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일본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왜 중요한가 언급해 왔으며 최근 또 최고위층에서의 언급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참으로 요령부득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이라고 일부 일본 지도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주일 한국대사의 소환이나 국제기구에서 일본의 태도를 문제삼는 방안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안 한다고 예단하지 않겠다"면서 "정부로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가겠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취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부는 일본의 과거사 도발이 계속되면 우리의 단호한 입장을 일본에 전달하는 차원에서 여러 대응 수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변인은 또 일본이 해양기본계획을 통해 동해에 대해 '일본해 단독표기' 방안을 강화키로 한 것과 관련, "동해라는 명칭은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서 오랜 기간 사용됐으며 또 국제적으로도 널리 쓰이는 명칭"이라면서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이라는 일본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확립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우리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