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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방송된 JTBC 주말연속극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연출 노종찬/제작 드라마하우스) 16회 분에서는 중전(고원희)이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얌전(김현주)의 덫에 걸려들 뻔했지만, 그때마다 특유의 영민함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모면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무엇보다 궐내에서 가장 나이 어린 중전이 갈등이 극심해진 인조와 강빈 사이에 중재자로 나서는 등 슬기롭고 어진 면모를 과시하며 내명부 최고 어른다운 맹활약을 선보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극중 소현세자(정성운)와 강빈(송선미)은 돌아가신 강빈의 아버지에게 곡을 올리기 위해 8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던 상황. 그러나 얌전의 이간질로 역정이 난 인조가 소현세자 부부의 행차를 막으면서, 두 사람은 밤이 돼서야 겨우 입궐하게 하게 됐다. 인조의 냉대에 분노한 강빈은 “상중이라 당장 문안 인사를 드릴 수 없다”는 강경한 뜻을 인조에게 전달했고, 인조 역시 강빈의 인사를 거부, 구분간의 냉전관계가 지속됐다.
이 기회를 틈 타 얌전은 “세자 전하를 위해서는 중전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중전이 인조의 노여움을 사도록 농간을 부렸다. 중전은 얌전의 속내를 뻔히 알면서도 사태 수습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상태. 인조를 찾아가 설득했던 중전은 얌전의 계획대로 인조의 화를 돋우며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중전은 ‘석고대죄’라는 초강수로 인조에게 맞대응하며 위기를 극적으로 타개했다.
결국 중전이 인조에게 세자 부부의 죄를 대신해달라 용서를 빈 덕분에 인조와 강빈 간 화해무드가 형성됐던 것. 인조와 소현세자 부부는 술잔을 주고받으며 그간의 서운했던 감정을 토로하는 등 회포를 풀었고,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얌전은 뒤로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음날 강빈의 문상문제로 인조와 강빈 간의 갈등이 재 점화됐던 것. 화해는 했어도 여전히 마음이 풀리지 않았던 인조가 강빈이 부친의 빈소에 문상을 올리지 못하도록 대궐문을 걸어 잠구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에 얌전은 쾌재를 부르며 또다시 중전에게 인조를 찾아가 강빈의 문상을 허락해줄 것을 요청하도록 종용했고, 중전은 다시 한 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중전이 인조를 찾아가 불벼락을 맞을 거라는 얌전의 바람과는 달리 중전은 인조가 아닌 소현세자 부부를 찾아가는 행보로 얌전에게 통쾌한 일격을 가했다. 중전은 소현세자 부부를 앉혀놓고 “엉킨 실타래를 억지로 풀려고 하면 실이 먼저 끊어지는 법입니다.…그러니 전하께서 실마리를 찾아 그 매듭을 다 푸실 때까지 기다리세요”라며 따끔하게 타일렀던 것. 또 강빈에게 “친정아비 빈소에 곡을 올리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입니까. 형제들에게 친정아비의 빈소를 거두라고 하세요. 매듭을 풀려면 빈소부터 거두란 말씀입니다”라고 엄히 꾸짖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폭발, 시청자들을 감탄시켰다.
시청자들은 “고원희씨는 이번에 처음 봤는데...갈수록 스스로의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내요”, “중전이 석고대죄하는 장면에서도 굉장했지만 마지막에서 얌전의 속셈을 역이용해 세자빈 강씨를 설득하는 모습이 진짜 최고! 정말 어린 나이임에도 상당한 연기력을 보여줘 놀랐습니당!”, “‘정말 재미있게 본방으로 보고 있어요. 연기자 분들의 연기가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임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이날 방송 엔딩에서는 강빈이 조선으로 돌아온 솔직한 이유를 고백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중전이 떠나고 난 뒤에야 강빈이 “중전께서 날 바로 보셨습니다. 소인이 구천을 떠돌지도 모르는 아비를 위해서 여기까지 달려왔겠습니까. 예, 저하의 자리를 지키러 왔습니다”라고 속내를 밝혀 소현세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 온갖 음모가 난무하는 ‘핏빛 암투’에 강빈까지 가세하면서 극 전개의 새 국면을 예고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JTBC 주말연속극 ‘꽃들의 전쟁’은 17회는 오는 18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