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주 기자] 정부가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올 해 세출 예산의 65%를 상반기에 배정한다.
정부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14년도 예산배정계획안'을 심의, 의결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전체 세출예산(일반회계+특별회계) 309조6천925억 원의 65.4%를 상반기에 배정하기로 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40.0%, 2분기 25.4%, 3분기 21.3%, 4분기 13.3% 등이다.
상반기 예산 배정률 65.4%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해 상반기에는 71.6%가 배정됐고 2009~2012년에도 각각 70% 안팎의 예산이 상반기에 할당됐다. 이에 따라 실제 상반기 예산 집행률도 2011년(57.4%)을 제외하고는 모두 60%를 웃돌았다.
정부가 이처럼 상반기 예산 배정률을 대폭 낮춘 것은 올 해 경기 흐름을 예년처럼 '상저하고(上低下高)'고 보지 않고 하반기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을 상반기에 대거 투입한 뒤 하반기의 경기 회복세가 지지부진하면 재정지출이 줄어 경기부양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달 31일 "내년 전체 경기를 상저하고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상반기와 하반기를 거의 비슷하게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재부는 예산이 중점 배정되는 사업이 서민생활 안정, 경제활력 회복, 일자리 확충 등 국민 체감도가 높고 집행이 용이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인건비와 기본경비는 원칙적으로 균등 배분하되 실소요 시기를 고려해 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 해 예산안의 국회 증액동의 요청에 대한 동의 및 예산공고안, 올 해 기금운용계획안의 국회 증액동의 요청에 대한 동의 및 기금운용계획 공고안, 임대형 민자사업(BTL) 한도액 공고안 등도 처리됐다.
정부는 또 공무원보수규정 개정안 등 대통령령안 4건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