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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 14회분에서는 출생의 비밀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되며 절망의 순간에 빠지는 독고마테의 모습과 그런 그에게 한없이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김보통을 통해 그가 ‘진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기적 같은 마지막 엔딩이 그려졌다.
독고마테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그가 MG 그룹 박기석(독고영재) 회장의 서자가 아닌 나홍란(김보연) 부회장이 버린 아들이라는 사실도 그에겐 충격이었지만 악마 같은 차가움으로 모진 말을 내뱉는 친모에게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상실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영원히 없어져 주는게 어때”라며 귀를 의심하게 만든 나홍란의 독한 말은 그녀가 독고마테를 어떤 존재로 여기는지 설명이 됐다.
독고마테는 제 몸 하나 추스르기조차 버거웠다. “엄마가 엄마가 아니면 나는 뭐가 되는 거야”라며 자신을 길러준 엄마 미숙(양미경)의 납골당 안에서 김보통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존재가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간 살아온 삶은 모든 것이 가짜였고 하루아침에 모든 상황이 변해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단 한 사람, 바로 김보통이었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대신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는 김보통을 바라보며 독고마테는 “나한테 변하지 않는 건 너밖에 없구나”라고 독백했다.
“나는 오빠가 다시 툴툴 털어버리고 다시 까칠한 예쁜 오빠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는 김보통의 ‘독고마테 기살리기’가 시작됐다. 독고마테의 전화기에 들어온 한 편의 동영상. 스케치북에 그린 귀여운 마테 그림들로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김보통으로 인해 마테는 잠시나마 웃음을 짓는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땅이 꺼져버린 듯 괴로움에 멍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앉아 있는 독고마테에게 “갈데가 있어요”라며 두 팔 일으켜 세워 김보통이 데려간 곳은 넓은 하얀 빙판의 아이스링크장이었다. 차가운 얼음 위에서 코앞으로 이동하기조차 버거운 보통이었지만 마테는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보통의 손을 잡고 빙판 위를 달리기 시작하며 왠지 모를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다 김보통 덕분이었다.
“오빠 지금은 얼음판이라 미끄럽고 차가워도 그냥 멍하니 서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얼른 지나가야지”라며 독고마테가 지금의 힘든 상황을 이겨내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 김보통은 “우리 스케이트 타고 씽씽 지나가버리자. 내가 오빠 스케이트는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아”라며 변함없이 마테를 향한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드러냈다.
독고마테는 김보통과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사랑이라는게 웃게 만드는 거니. 너만 보면 웃고 있는 이런 게 사랑이니”라고 되뇌이며 마음 속 깊은 울림을 느낀 독고마테는 미끄러지듯 보통이의 앞으로 가 그녀를 살포시 껴안았다. 그녀의 귀에 “이제 내가 갈게”라며 속삭이는 마테의 고백은 어떤 수만 가지의 말보다 로맨틱했고 가슴 떨리게 했다. 독고마테가 ‘진짜 사랑’에 대해 깨달은 기적 같은 마지막 엔딩이었다.
“마테 오빠를 바라보는 건 멈추지 못할 것 같아요”라던 김보통의 진심은 오래도록 마테의 마음에 뿌리내렸고 결국 마테는 보통을 껴안았다. 하지만 종영을 한 주 앞으로 맞이하게 될 드라마 ‘예쁜 남자’의 결말은 아직도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홍유라(한채영)가 독고마테의 엄마 미숙(양미경)에게서 전해들은 암호가 ‘김보통’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것. 이 사실이 어떠한 의미로 ‘예쁜 남자’의 결말을 그려낼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