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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방영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은 시청률 17.2%(AGB닐슨코리아, 전국시청률 기준) 기록, 종전의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새롭게 시작한 경쟁작들과 현격한 격차를 벌이며 동시간대 정상을 차지했으며, KBS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이어 토요일 전체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고려의 운명을 한순간에 바꿔놓은 가장 드라마틱한 역사적 사건 중 하나인 위화도회군 이후 개경 전투를 그린 이날 방영분은 사극 전쟁신의 묘미 그 이상을 선보였다. 5만 군사를 돌려 개경으로 향한 이성계(유동근). 압도적인 스케일과 영상미는 보는 내내 긴장감을 자아냈다.
최영(서인석) 장군과의 일전을 앞둔 엔딩신에서는 그 긴장감이 절정에 이르렀다. 이성계의 개경 진입을 막아선 최영. 그러나 대 군사를 거느린 이성계에 수적으로나 전력으로 보다 열세인 최영의 방어군. 결국 도성에까지 이성계와 군사들이 들어왔고, 최영은 마지막 일전으로 이성계와 무장 대 무장 결투를 시작했다.
이날 방영분에서는 특히 이에 명배우들의 명연기 결정판이라 할 정도로 배우들이 나라의 운명을 뒤바꿔놓은 역사적 순간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인물들의 내면까지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다수의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고려의 반역자로 순식간에 역적으로 몰리는 상황이지만 개국의 정당성, 이른바 ‘대업’을 이루기 위한 정당성을 놓지 않는 이성계, 이성계에게 끝까지 고려를 지켜달라는 충정어린 호소로 가슴을 울리는 포은 정몽주(임호), 이성계를 아들처럼 생각했던 최영과 역시 최영을 아버지라 생각했던 이성계가 나라의 운명을 두고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누는 모습 등. 각자의 입장과 추구하는 방향은 다를지언정 이들 인물 모두 나라를 위한 진심어린 마음, 충정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란 점에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진심이 눈빛과 떨림, 눈물, 목소리 등을 통해 섬세하게 전달돼 더 큰 감동이 전해졌다.
이에 자체 최고 시청률보다 이날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한 각종 게시판과 SNS상은 더욱 뜨겁게 달궈졌다. 최영, 정몽주 두 충신의 충정에 감동받았다는 글부터 웰 메이드 사극의 진수를 봤다는 의견, 이성계를 연기한 유동근의 내면연기가 탁월했다는 평 등 ‘명장면 쓰나미’에 네티즌들이 열광한 것이다.
고려의 충신, 백전노장 최영의 최후가 머지않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성계와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게 된 최영. 대의명분 앞에 목숨을 걸고 최후의 일전을 펼치게 된 두 무장의 대결, 오늘(6일) 방영분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