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폐쇄적 기업문화를 유지해온 SPC그룹 허영인 그룹 회장의 두 아들이 나란히 주력 계열사 전무로 지난 3월 승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후계 구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초 단행한 SPC그룹 임원 인사에서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37) SPC그룹 전략기획부문장(상무)은 계열사인 파리크라상 전무로, 차남 허희수(36) 그룹 미래사업부문장(상무)은 계열사인 비알코리아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은 연매출 1조 6500억원 규모로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파스쿠찌·잠바쥬스 등을 운영하고 있고, 비알코리아는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인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의 한국 사업을 맡으며 연 매출 50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이들 두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로 파리크라상은 허 회장 등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가족 회사나 다름없다. 이중 허진수 전무 지분율은 19.1%, 허희수 전무 지분율은 11%인데 허 회장의 아내이자 두 전무의 어머니인 이미향 샤니 감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경영 후계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왼쪽부터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 이미향 삼립 감사 |
연년생인 형제를 같은 직급으로 동시 승진시킨데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번 승진을 계기로 허 회장이 오너 3세로의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형제들에게 같은 직급을 부여해 경영수업을 더 받게 하는 동시에 경쟁구도를 유지하면서 각자 장점을 끌어내려는 복안이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