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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크로스' 김강우 vs 정보석, 지략과 권력의 정면승부

거대 권력을 상대로 평범한 소시민이 싸워서 이길 확률은 얼마나 될까.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고, 미디어도 권력으로 주무르는 그들을 향한 김강우의 통쾌한 복수혈전이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이에 시청률 상승은 계속됐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골든 크로스'는 1회 5.7% 3위로 시작한 후, 14회에 9.2%로 2위로 올라서며 돌풍을 일으키더니, 16회에 이르러 10.1%, 17회에서는 10.7%로 0.6% 상승하며, 드디어 동시간 프로그램 중 1위까지 거머쥐었다. 놀라운 뚝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11일 방송한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 크로스’(유현미 극본/홍석구, 이진서 연출/팬 엔터테인먼트 제작) 17회에서는 강도윤(김강우 분)의 3년간 기다린 복수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맨땅에 헤딩하듯 맨손으로 싸웠던 강도윤이 돈과 권력을 가진 테리 영(김강우 분)으로 돌아와 뛰어난 지략으로 상위 0.001%의 비밀클럽 ‘골든 크로스’ 내부를 깨부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알아본 서이레(이시영 분)에게 “온몸에 다이너마이트를 감고 네 아버지를 찾아가는 대신 내가 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 줄 알아? 힘을 가지려고. 사악한 놈을 이길 수 있는 힘”이라며 골든 크로스 전체가 복수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그가 어떻게 절대권력자들을 무너뜨릴까 기대를 증폭시켰다.

3년간 절치부심한 복수의 힘은 통했다. 아무 것도 없던 소시민인 강도윤 시절, 권력으로 뭉친 그들의 계획에 의해 가족을 잃고 자신마저 죽음의 위기까지 겪었던 테리 영은 이미 ‘골든 크로스’의 생리를 훤히 뚫어보고 있었다. 테리 영은 ‘골든 크로스’ 힘의 원천이었던 탐욕을 이용해 탐욕으로 흥한 그들을 탐욕으로 파멸시키려 했다.

테리 영은 서동하(정보석 분)와 박희서(김규철 분)의 갈등을 부추겼다. 박희서를 만나 서동하가 추진하는 단군 펀드를 직접 운영하라고 떠보며 박희서에게 “자꾸만 물러나니까 2인자로 사는 거라”며 자존심까지 긁었다. 서동하를 만나서는 “박희서가 술만 마시면 서동하의 약점을 얘기한다”고 서동하의 가장 큰 비밀을 건드린다. 결국 더 갖고 싶고, 가진 걸 잃을까 두려운 둘 앞에서 40년 우정 따위는 없었다.

박희서는 “넌 나보다 한 수 아래야. 경제 부총리 꿈 깨. 내가 청문회에서 입 벙긋하면 너는 끝이야”라며 서동하를 자극했고, 결국 더 높은 것으로 올라가고 싶던 서동하는 탐욕이라는 숨겨진 살인 본능을 끄집어내며 박희서를 차로 치여 세 번째 살인을 시도했다. “언제라도 등 뒤에 칼을 꽂을 관계였다”는 서동하의 대사는 골든 크로스의 실체를 대변했다.

테리 영이 골든 크로스의 머리 꼭대기에서 그들을 주무르는 모습은 체증이 내려가 듯 답답한 속을 뻥 뚫리게 할 만큼 후련했다. 특히, 자신을 강도윤이라고 의심하는 마이클 장(엄기준 분)에게 실실 웃으며 “강도윤에게 죄를 지은 게 있냐. 혹시 강도윤이 죽은 건 아니냐? 죽은 줄 아는 놈이 살아 돌아왔으니 얼마나 식겁해. 이거 재미있겠는데?”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고양이를 무는 쥐는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거라며 소시민을 발 아래 뒀던 그간의 행태에 정확한 훅으로 한방을 날렸다.

다양한 앵글의 변화가 돋보이는 연출력이 이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담아내며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했다. 특히, 마이클 장과 홍사라(한은정 분), 테리 영, 서이레가 함께 있는 레스토랑 장면에서는 구도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만들며, 홍석구 PD의 세심하고 힘있는 연출력은 빛을 발했다.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

사진=팬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