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황유미 씨의 부친 황상기 씨가 28일 삼성전자 측과의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마치고 서울 건설회관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
[재경일보 하석수 기자] 삼성이 피해자 측과 대화를 재개하며 관련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히고서도 피해자 유족 직접 관련 외에 고소는 취하하지 않으며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반올림에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고 연락했지만 삼성이 제기한 15건의 고소 중 겨우 4건만 취하하고 나머지 11건은 여전히 고소를 취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나머지 11건 중 3건은 검찰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8건은 여전히 재판이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반올림은 8건의 고소도 취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삼성은 이번 교섭과 직접적 연관이 없어서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8건은 피해자 가족이나 반올림 활동가가 아닌 이들과 연대한 삼성일반노조 등 제3자에게 제기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올림은 이에 대해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삼성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집회·시위를 하다가 발생한 사안인 만큼 삼성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은 이날 오후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되는 3차 교섭에서도 삼성에 이런 요구를 할 방침이다.
반올림 이종란 활동가는 "같은 사안인데 일부 고소만 취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지금이라도 모든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올림 측 임자운 변호사는 "현재 진행되는 사건 중 상당수는 이미 마무리 단계라 취하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크게 득이 될 것은 없지만 대화에 임하는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올림에서 문제 제기를 하면 충분히 대화해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반올림과 삼성전자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3차 교섭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