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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고용 '외화내빈'…올해 일자리 증가세 둔화 전망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과 고용률이 10여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치상으로는 고용동향이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질은 오히려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겉은 화려했지만 속은 빈 '외화내빈'(外華內貧)에 그쳤다는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크게 늘고, 취업자는 50대와 60대 위주로 증가했다.

15∼64세 고용률은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 목표로 잡았던 수치를 밑돌았다.'

◇ 올해 취업자 증가수 45만명으로 감소 전망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천559만9천명으로 전년보다 53만3천명 증가했다. 이런 증가폭은 2002년에 59만7천명을 기록한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림어업과 금융·보험업에서 취업자가 감소했지만 제조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수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14만6천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13만9천명, 도·소매업은 13만2천명, 숙박·음식점업은 12만7천명, 교육서비스업은 6만9천명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6만8천명, 금융·보험업은 2만6천명 감소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이 컸던 것은 비경제활동인구가 취업자로 많이 이동했기 때문인데, 이는 50대 베이비붐세대 여성이 노동시장에 많이 진입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용률은 60.2%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해 1997년(60.9%)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3.5%,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0%를 각각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최고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자 증가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20대와 50대의 활발한 구직활동으로 실업자가 증가하고 실업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업자'는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했고, 일이 주어지면 즉시 일할 수 있지만 지난 1주간 일을 하지 않은 자를 뜻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597만7천명으로 전년보다 24만6천명 감소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지난해 12월 내놓은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수를 45만명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대폭 늘어나 올해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 체감실업률 통계 발표 후 최대…고용률 목표치 미달
지난해 실업자 수 증가폭은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전년과 비교해도 0.4%포인트 늘어났다. 청년실업률도 전년대비 1.0%포인트나 늘어나는 등 3년째 증가추세를 보이는 점은 적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주당 36시간 미만으로 일하고 있지만, 추가 취업을 원하며 가능한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잠재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를 포함해 계산한 고용보조지표로 보면 12월의 체감실업률은 11.2%로 측정을 시작한 지난 6월 이후 최대치다.

지난 10월부터 계속 악화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39만4천명으로 전년보다 22만2천명이(129.2%)나 증가했다.

취업자의 경우 양적인 수치는 늘었지만 질적으로는 떨어지는 양상이다.

생산주력 계층인 30대의 취업자수가 지난해 2만1천명이 줄어든 반면, 2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증가했다.

특히 2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취업자는 대체로 비정규직이 많아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고용률의 경우도 지난해 15∼64세 고용률이 65.3%로 2009년 이후 5년째 상승추세지만,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상 지난해 목표였던 65.6%를 밑돌았다.

이준협 실장은 "실업률이 높아진 이유로는 구직활동에 나서는 청년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면서 "구직단념자가 많이 늘었는데 상당 부분이 청년인 것으로 보여 이런 부분을 감안할 때 청년 고용 상태는 악화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임금상승률이 0%대에 그치고 있는 것은 취업자 한 명이 가져가는 돈은 줄어든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