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연합은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2년도 채 안 돼 재임 시절의 비화들을 공개한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자원외교 추진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야당의 문제제기를 반박하고 나선것에 대해 자원외교 국정조사의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당당히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이는 국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여야가 증인 문제로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에 난색을 보이는 여당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전직 대통령이 할 일은 지친 국민을 보듬고 위로하는 것"이라며 "이런 진솔함이 없다면 그냥 조용히 계시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반성은커녕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이 전 대통령에 국민은 열린 입을 다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하늘 위의 구름에서 내려와 국회에 출석해 모든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석현 부의장은 이 전 대통령이 야당의 자원외교 문제제기를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퇴임 2년도 안 됐는데 회고록을 내 국가 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숭늉 만들자고 밥솥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자화자찬 회고록을 낼 게 아니라 국민에게 용서를 비는 참회록을 내고 국조 청문회에 나와 진실을 밝힐 때"라고 압박했다.
특히 자원외교 국조특위 위원장인 노영민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은 자원외교를 총리실이 주도했다고 하지만 이 전 대통령 형제가 체결한 게 90% 이상"이라며 "결국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는 구차한 변명"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는 10년이나 30년이 지나야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한 대목에도 "10년 이상 계약한 탐사광구가 하나도 없다"며 "혹세무민"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재임 시절 남북 간 이뤄진 물밑접촉 내용을 공개한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석현 부의장은 "현 정부의 남북대화 노력은 돕지 못할망정 고춧가루 뿌리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가 간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데 앞으로 어느 나라가 우리와 신뢰를 갖고 외교협상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원혜영 의원은 트위터에서 "도대체 국익에 대한 관념이 있는 분인지…"라며 "남북관계는 박근혜 정부가 붙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데 이쯤 되면 '팀킬(아군을 공격)'이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노 전 대통령이 미국과 쇠고기 수입에 합의했음을 시인했다고 하는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낸 노무현재단 오상호 사무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찾아와 자신의 취임 전 쇠고기 수입협상을 마무리해달라 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오 사무처장은 "'우리가 미국에 요구해야 할 것도 있으니 쇠고기 수입을 협상카드로 잘 이용하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에 이 전 대통령도 '지당하신 말씀'이라고 했다"며 "회고록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