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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이젠 '긁지'말고 '찍어' 주세요

회사가의 점심시간은 식당마다 손님들로 붐빈다. 빈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고 이제 막 그릇을 비운 손님들이 휘적휘적 빠져나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은 안 그래도 바쁜 시간에 나가는 손님들 카드를 받아 결재 하느라 정신이 없다. 카드기에 손님의 카드기를 긁고 가격을 입력하고 서명을 받고 영수증을 인쇄해서 챙겨주다 보면 마음이 급해진다. 실수해서 결재취소를 하기라도 하면 대기열엔 어느새 손님이 더 달라붙는다.

신용카드 결재도 대중교통 카드처럼 간편하게 '찍고' 들어가면 더 빠르고 편하지 않을까? 전자기기 기업 애플은 이미 '비접촉 결재 인프라' 서비스인 '애플페이'의 4월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신용카드와 스마트폰 NFC 기능을 이용해 결재하는 시스템이 전국 카드 가맹점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 결재방식은 이미 해외에서 대중화된 NFC 기반 '페이온(Pay On)'을 벤치마킹 한 것이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비씨카드 등은 이미 2007년에 비접촉식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후불교통카드에 내장된 RF칩을 활용해 접촉만으로도 결제할 수 있고, 근거리 무선통신(NFC)기능 모듈을 탑재하거나 스마트폰-스마트폰 방식으로 결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입 초기에도 전통시장과 배달 관련 업종에서만 일부 사용되었을 뿐 인프라 부족으로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NHN엔터테인먼트가 페이온 기능을 전국 가맹점에 보급하기로 결정해 비접촉 결재 방식이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만 닦이면 페이온 식 결재의 가장 큰 장점인 '간편함'이 빛을 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NHN은 인프라 확충을 위해 결재 플랫폼인 '페이코'를 먼저 상용화한 후 페이온 기능을 탑재한 결재 단말기와 연동해 NFC 기반 결재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은행, 스마트 기기와의 결재 협력도 눈에 띈다. KB국민카드는 모바일 앱 카드를 2차로 연동시켜 온라인 NFC 결재가 가능하도록 세부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국민카드 외에도 모바일 앱 카드를 출시한 다른 카드사와의 결재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