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현지시간) 진행중인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이 '버드맨'과 '보이후드' 두 작품의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다. 하지만 아카데미 특유의 작품상 선정방식 때문에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낙 선정 방식이 복잡한 탓에 작품상 선정 투표에 참여하는 아카데미상 심사위원들마저 선정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명작보다는 범작이 수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LA타임스는 아카데미 작품상 선정 과정을 '수수께끼'(Enigma)라고 꼬집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011년부터 작품상 선정 방식을 변경해 최소 5편에서 최다 10편까지 작품상 후보에 오르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후보 작품이 너무 많아 단순 다수결로 수상작을 결정하면 과반에 미치지도 못하는 작품이 작품상을 받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에 주최측은 선정방식을 '선호투표제'로 정했다. 우선 아카데미 심사위원 6천292명이 그 해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전체를 대상으로 각자 1∼10위 순위를 매긴 뒤, 모든 심사위원의 1위표를 집계해 이 가운데 과반 득표작이 있으면 바로 수상작으로 결정되는 방식이다.
과반 득표작이 없으면 최하위 영화 1편을 후보에서 제외하고 이 영화를 1위로 꼽았던 심사위원들이 2위로 적어낸 영화를 집계해 해당 영화에 그 수를 더한다. 과반 득표작이 나올 때까지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처럼 복잡한 선정방식을 이해하고 투표하는 아카데미 회원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최하위의 2위표 향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작품상 선정 과정에서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심사위원 다수가 고루 좋아하는 영화가 유리해지고 찬반이 엇갈리는 영화일수록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었던 '트루 그릿'이 '킹스 스피치'에 밀려 수상 후보작에 머물렀었고, '아메리칸 허슬'도 무려 10개 부문에 수상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그래비티'에 의해 줄줄이 고배를 마셨었다.
한편 이번 오스카 작품상의 유력한 후보인 '버드맨'은 슈퍼히어로를 연기했던 옛 배우의 눈물겨운 재기를 다룬 영화이며, 보이후드는 무려 12년이란 제작기간동안 실제로 한 소년이 성장하는 모습을 다룬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역작이다. 2014년 최고의 영화로 언급되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역시 쟁쟁한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