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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그의 늦은 성공은 청춘들의 희망이 되어

 

지난 2014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이란 설문에서 유재석은 탤런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무려 3년 연속이었다. 그는 단순히 인기 프로그램의 MC라는 점을 넘어서 젊은이들에게 '존경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유재석이 가진 인기를 끌 만한 요소는 많다. 탁월한 진행 솜씨 외에도 바른 생활 청년 이미지에 부드럽고 공손한 말씨, 윗사람 아랫사람 모두에게 진정성 있게 대하는 태도 등 다방면에서 호감을 얻을 요인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 '존경의 부재' 사회에서 그 정도 장점으로 10년 넘게 존경받는 방송인의 위치에 있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은 왜 유재석을 '좋아하는' 것에서 넘어 '존경하게' 된 걸까?

그는 '금수저'가 아니다. 옛날부터 음악과 예술은 부잣집 자제들만 하는 거라는 말이 있었다. 유명 아이돌 가수와 배우, 심지어 개그맨들까지 넉넉하고 있어 보이는 배경으로 호감을 사는 것과는 달리, 유재석은 없는 집안에서 유독 길고 힘든 무명시절을 거치며 지금의 위치까지 차곡차곡 올라온 사람이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서경석은 데뷔 3년 만에 담당 프로가 생기고 곧 코미디 대상을 받기도 했으며, 이윤석도 교통사고로 인해 방송활동이 제한되기 전까지 꽤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그는 1991년도에 대학개그제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데뷔한 뒤 13년 후 '놀러와'를 맡을 때까지 변변찮은 호응이 없는 MC였다. TV에 자주 나오니 익숙한 얼굴이긴 했지만, 명성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이 13년이란 세월은 이 팍팍한 세상에 내몰린 청춘들에게 희망을 준다.

연예인들은 10대에 데뷔해서 고작 20대 초반에 세상을 호령하는 한류스타가 되고, 주변의 잘난 친구들은 어린 나이에 척척 대기업에 입사해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다. 심지어 아직 어린아이 티를 벗지 못한 아이들까지 영재라느니 신동이라느니 하는 타이틀을 들고 나타난다. 주변의 어린 나이의 성공에 청년들은 주눅이 들고 움츠러든다.

그렇기에 유재석의 늦은 성공은 청년들에게 위로가 된다. 참고 기다리고 노력하면 언젠가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배경에서 시작했다는 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자신을 갈고닦았다는 점, 그리고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우리는 유재석에게서 재기의 희망을 얻는다. 그리고 그의 명성에 존경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