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 1년간 지속해서 하락했다고 지적한다.
취임 1주년이던 지난해 2월25일을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득표율 51.6%를 상회하는 50%대 중후반으로 형성됐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지지도 하락으로 나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9∼13일 전국의 성인남녀 2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지난 16일 발표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4.2%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키워드는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문창극 등 총리 후보 연쇄 낙마, '비선실세 의혹' 문건 파동,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등이다.
긍정적으로 작용한 키워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여당의 7·30 재보선 압승, 교황 방한, 정상외교 행보 등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지지율의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취임 1주년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세월호 참사가 터지기 전까지 상승세였다.
2월 마지막 주 59.6%로 출발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올라 세월호 참사가 중간에 겹친 4월 셋째주(14∼18일) 조사에서는 64.7%까지 치솟았다. 한국갤럽의 주간조사에서도 2월 넷째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7%였고, 4월 셋째주에는 59%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지지율은 하락세로 일관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무능과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 달만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리얼미터의 5월 셋째주 조사에서는 51.1%로 한달 전에 비해 무려 13.6%포인트가 빠졌고, 비슷한 시기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11%포인트나 내려간 48%로 주저앉았다.
불과 한달 후인 5월엔 안대희, 문창극 등 두명의 총리 후보의 연쇄 낙마와 자질논란이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불러왔다. 6월 넷째주 조사결과를 보면 리얼미터는 43.4%로 나타났고, 한국갤럽은 42%로 나타났다.
이후 한동안 지지율은 40% 중반부터 50% 초반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12월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이 담긴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사건으로 인해 12월 셋째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39.9%, 한국갤럽 37%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체 요구가 거셌던 측근 3인방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표명한데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지면서 2월 첫째주 조사에서 지지율은 급기야 최저(리얼미터 31.8%, 한국갤럽 29%)를 찍었다.
가장 이탈율이 빠른 지지층은 영남 지역 응답자와 50대 유권자 등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큰 악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된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세월호 참사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인사와 소통 문제"라며 "앞으로 후임 비서실장 인선 등 인사를 국민 요구에 부응하느냐 여부가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단 29% 바닥을 찍고 상승해 30%대에 재진입했으며, 앞으로 단기간 그래프의 진로는 후임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