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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을 담보잡힌 아이돌 연습생들… 관심만으로 해결이 될까?

지난 24일 소진이 자택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 소진이 누구인지 수식어를 붙이지 않은 이유는 마땅히 붙힐 직업이나 직함이 없기 때문이다. 소진은 연예기획사 DSP의 연습생이었지만 데뷔는 하지 못했으며, 사망 1개월 전 소속사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녀가 연예계에 남긴 경력은 카라프로젝트에서 2위를 한 '출연자'에 그쳤다.

소진은 오랜시간 DSP의 연습생 기간을 거쳤다. 이 방송 도중 소진은 대학에 간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고 연습때문에 아버지를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 등 데뷔를 목표로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의 연예계 진출을 반대했고, 소진도 스스로 아이돌로 데뷔하는게 너무 늦은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눈물도 흘려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다.

이미 연예인의 자살은 우리에게 그다지 생경한 일은 아니다.  연예인의 자살 사유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진한 활동 비관',과 '사업실패', '우울증' 등이다. 연예인은 소득세를 내지 않는 직업군이다. 국가가 연예인의 월 평균소득이 150만원이 안 됨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연예인 소속사에 고용되어 있지만 고용형태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방송출연이나 행사, 광고촬영 등이 잡히지 않으면 수입을 얻지 못해 소득이 불안정하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은 연예인이 되는것을 선망한다. 알바천국이 청소년 남녀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희망 설문조사에서 연예인은 14.8%로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교사 (15.3%)의 선호도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음의 SM엔터테이먼트 연습생 카페는 회원수가 79,000명에 달한다. JYP의 오디션 카페 역시 89000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90년대에 데뷔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길거리캐스팅이나 일반인 오디션을 거친 경우도 많았던 데 비해 최근에 데뷔한 아이돌은 대부분 연습생 출신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위해 학원수강이 필수가 된 것 처럼, 연예인이 되기 위해 연습생 기간을 거치는것도 정례화 된 것이다.  5년, 7년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는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연습생을 거쳐도 실제로 연예인 데뷔를 하기란 쉽자 않다. JYP의 연습생 지소울은 15년만에 데뷔를 했다. 빅뱅의 권지용의 연습생 기간도 11년이나 된다. 응답하라 1994로 인기를 얻은 '도희'가 속한 '타이니지'처럼 실적이 부족해 기껏 데뷔한 그룹이해체되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 혹시나 성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도 '카라'나 '동방신기'처럼 소속사와의 계약문제로 그룹이 난항을 걷기도 한다.

청소년들이 연예인에 도전하는 시기는 대부분 10대 중후반 부터다. 청소년기와 청년기 대부분을 연습생으로 보낸 젊은이가 결국 연예계 안착에 실패했을 때 그들이 겪을 절망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후의 생계수단 역시 불확실하다.

한편 소민과 같은 기획사 소속인 에이젝스의 멤버 '형곤'은 "어줍잖은 위로 하지 말았으면... 살아 생전에 이렇게 관심 좀 가져주었으면" 이란 트윗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