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절대 강자인 카카오톡이 해외시장에선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시장에서 사용자 기반을 확대에 실패하며 최근 몇 분기 동안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카카오톡은 1억7천만명에 이르는 사용자 기반을 확대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며 "다음 카카오의 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50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합병 전 1년간 카카오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배 늘어났던 것에 반해 현저히 감소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엔 오히려 해외 사용자가 줄어들면서 월간 순이용자(MAU)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기도 했다. 이에 "현재까지 카카오톡 사업 중 게임이 큰 성공을 거뒀지만 경쟁 업체들의 맹공하에 게임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둔화됐다"며 "카카오톡은 모바일 결제, 택시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수익 모델의 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의 해외시장 부진은 경쟁회사 네이버가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세계적인 성공과 대조된다.
라인은 일본에서 카카오톡만큼 많이 쓰이는 메신저이지만 개발사인 '라인코퍼레이션'은 NHN이 일본진출용으로 사명만 변경한 회사나 다름없다. 앱스토어에도 NHN재팬이란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앱의 개발은 한국기업의 자회사인 일본지부에서 했으며 개발자 역시 일본인인 이나가키 아유미다.
라인은 2014년 10월 기준 사용자수가 5억6천만명을 돌파했다. 일본인 사용자가 5000만명으로 10%를 차지하며, 동남아권에서도 화교를 중심으로 점차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태국에선 광고에서 "라인을 사용할 수 있다"를 스마트폰의 홍보문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도입 초기 한국에서 카카오톡이 구동되는것을 스마트폰 구매 척도로 여겼던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2014년 기준 태국에선 2400만 명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
라인은 대만에선 인구수의 70%인 17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유럽권에선 스페인이 1700만명으로 가입자수가 높은 편이다. 한국 사용자는 약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월 스트리트저널은 "카카오톡이 처한 난관은 왓츠앱, 라인 등과 같은 다른 모바일 메신저에도 연구 사례가 되고 있다"며 " 왓츠앱과 라인은 각각 진출한 시장에서 지배적인 플랫폼을 구축했지만 사용자 기반을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와 인터뷰를 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대표가 현 상황이 회사가 성숙기에 도달하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대표가 '콜택시 및 결제 서비스가 자사의 지배적인 메신저 플랫폼을 실제 사업으로 확대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