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족정책연구원은 지난 2일 "진보세력 위기의 핵심은 지지기반이 아니라 리더십의 부재"라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대중이 전반적으로 보수적이어서 진보가 승리하지 못한다는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은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30세대의 지지로 당선되었고 2012년엔 안철수 붐이 있었다, 진보의 지지층은 꾸준하고 넓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에 리더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진보진영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등은 지금까지 재산의 부정축재나 국방의무 회피, 사회적인 논란 등 도덕적인 면에서 흠결이 없어 여권 인사와의 경쟁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은 이미 지난 2013년의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한 전적이 있다. 당시 민주통합당이 발표한 대선평가보고서에선 문재인이 패배한 주원인을 캐릭터 정립의 실패로 분석했다. 본문은 다음과 같다.
"문재인 후보는 본인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명확하게 정립하지 목했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문재인 후보가 얻은 득표의 45%는 안철수 지지자로부터 왔다. 이는 문 후보가 안후보와 그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빚을 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문재인 후보보다 박근혜 후보가 능력이 훨씬 더 우월하다는 판단이 박근혜 후보쪽으로 선택이 이동하게 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27%대를 기록하며 8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는 2위인 김무성 대표의 11.8%와 3위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11.6%를 합친것 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역별 지지도에서도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고, 연령별에서도 60대를 재외한 전 연령대의 인구가 문재인을 지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 도전을 선언한 뒤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쳤고,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탈환했다. 그만큼 문재인이 대선에 다시 도전하길 바라는 여론이 많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박근혜 정부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지적하며 '강력한 당대표'가 될 것과 '계파논란의 종식'을 약속했다. 이는 유권자들의 니즈와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문재인이 친노의 대표적인 인물인 만큼 그의 주장대로 친노-비노 간 갈등을 종식할 인물이 그밖에 없으며, 당의 리더로 통합을 이룰 사람도 그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