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 '미래차' 이미지에 집착하지 않는다
신형 프리우스의 메인 컬러는 '빨강'이다. 그동안 미래지향, 친환경을 의미하는 은색을 대표 색상으로 내세웠던 것과는 반대되는 선택이다. 하지만 그만큼 지난 18년 간 '미래차'로서 프리우스가 갖는 이미지도 희미해진 것이 사실이다. 도요타는 앞으로 프리우스를 주행과 감성에 호소하는 차로 일신할 방침이다.
신형 프리우스엔 도요타의 새로운 설계기법 TNGA(도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가 적용된다. 이는 여러 차종이 같은 플랫폼과 부품을 사용하도록, 설계에서 개발, 생산, 인력까지 자동차 생산의 모든 과정을 쇄신하는 기법으로, 차량의 중심을 낮춰 주행 안정성을 높이고, 자동차 기본 성능을 높여 승차감과 주행감을 향상시키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다만 TNGA 도입 이후 구형 프리우스와 공유하는 부품수가 매우 줄었기 때문에, 기존 모델에 비해 원가가 높아졌다. 도요타 입장에선 신차 판매 대수를 기존 모델보다 늘리거나, TNGA 도입 차량을 늘려 생산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요타는 신형 프리우스 생산량을 내년부터 월 4만 대로 늘릴 전망이다. 이는 기존 모델의 성수기 생산량과 같은 규모다. 아직 공식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연비가 향상과 주행 성능 개선, 최신 안전 기술 탑재 등, 기존 모델에 비해 진일보한 면이 있어 전체적으로 100만 ~ 200만 원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해서 재미없는차, 주행감 강조한다고 더 잘 팔릴까
개발 책임자 '토시 코지'는 신형 프리우스의 콘셉트에 대해 "친환경차가 아닌 TNGA로 거듭난 차다. 에코 기술보단 주행 성능과 감성에 주목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디자인 개발 과정에선 기발한 패션으로 유명한 '레이디 가가'와, 애플의 모바일 제품, 오디오 장비 '뱅 앤 울룹슨'을 참고했다고 한다. '대중차' 이미지가 강했던 기존의 프리우스와 달리 개성을 중시하는 특정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리우스는 리터당 40Km에 달하는 최고 수준의 연비를 갖췄지만, 지나치게 조용하고 얌전한 승차감으로 인해 "달리는 재미가 없다, 생동감이 없다."라는 혹평을 받아왔다. 이후 타사에서도 비슷한 성능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자, 시장 점유율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한편 시장 리서치 기관 TIW의 다카다 사토루 수석 애널리스트는 "신형 프리우스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행이나 디자인을 생각하고 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더 화려한 차를 원한다. 도요타가 실용적이고 튼튼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해외 시장에선 중고 판매량이 높지만, 산차 고객 확보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