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더 뉴 아우디 TT(이하 'TT')'가 국내에 출시된건 지난 달 29일이었다. 첫인상에서 헤드램프가 시야에 들어왔고, 육각형 모양의 그릴도 눈에 들어왔다. 아우디를 상징하는 'Four Rings' 로고가 그릴에 붙어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로고가 그릴 윗쪽 보닛에 자리하고 있는 점도 동시에 보였다. 이는 아우디의 초고성능 스포츠카 R8 모델의 디자인 감각을 적용한 것이다.
콤팩트 스포츠카 TT에 대해서는 '아우디의 아이콘'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현재 현대자동차 그룹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는 TT 1세대를 디자인한 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현대차의 그릴에 대한 패밀리룩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많이 받곤했다. TT의 1세대 디자인 코드는 다른 아우디 차량으로 번졌다. 1세대 디자인은 자동차 업계의 디자인을 선도했다.
'더 뉴 아우디 TT'는 3세대 모델이다. 8년만에 내놓은 신모델이다. 제조사는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역동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한다. 모델은 ▲쿠페 ▲로드스터 ▲TTS가 있는데,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이 가운데 쿠페 모델이었다.
TT는 지난 해 독일디자인협회가 실시하는 오토모티브 브랜드 컨테스트에서 '올 해의 혁신 디자인'에 최우수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우디 코리아 요하네스 타머 대표는 "아우디 TT의 1세대 모델이 디자인으로 인정 받았고 2세대에서 퍼포먼스를 강조했다면, 3세대는 이 둘을 동시에 만족할 뿐 만 아니라 버추얼 콕핏과 매트릭스 LED 같은 아우디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까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TT에는 최신 4기통 2.0리터 TFSI 가솔린 엔진이 얹혀졌다. 쿠페와 로드스터는 4500~6200rpm에서 최고출력 220마력의 힘과 1600~4400rpm에서 3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TTS는 5400~6200rpm에서 293마력의 최고출력 그리고 1900~5300rpm에서 38.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알루미늄 소재의 사용과 경량화 설계를 통해 이전 모델과 비교해 차체 무게는 50kg 가벼워졌으며, 쿠페와 로드스터의 경우 9마력, 그리고 TTS의 경우 28마력이 높아졌다.
차량 내부로 들어가봤다. TT는 '스포츠 카' 아니었던가. 흡사 욕조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BMW i8을 탑승했을 때와 동일한 기분이었다. 전체적으로 훑어봤다.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항공기 조종석에 앉은 적은 없지만, 마치 조종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신기술'과 '세련됨'의 단어들이 생각났다. 앉자마자 "기능을 제대로 익히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3세대 TT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이다. 사실 이게 뭔지 출시 행사때에도 잘 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던 차였다. 버추얼 콕핏은 항공기 조종석의 콕핏에서 차용한 이름처럼 운전석 중앙에 위치한 12.3인치 고해상도 MMI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다.
차량 속도계와 타코미터 등 운행 정보를 주로 보여주는 '클래식 뷰' 모드와 대형 내비게이션 화면과 같은 부가 정보를 표시해주는 '프로그래시브 뷰' 모드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버추얼 콕핏을 보니, 계기반에서 지도가 펼쳐지는 것이 무척 신기해보였다. 네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센터 페시아 쪽을 쳐다봐야 하는 형태가 아니었다. 버추얼 콕핏 적용으로 기존 중앙 MMI가 제거됐다. 심플한 느낌을 준다. 버추얼 콕핏을 경험해보니, 보통 형태의 차종들이 시대에 뒤쳐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계기반에 지도가 펼쳐지면 좌측 하단의 작은 원에는 타코미터가, 오른편 하단에도 역시 작은 원에 스피도미터가 디지털화된 표식으로 나타난다. 타코미터에는 rpm이 '8'까지 나와 있었다. 7000rpm 언저리부터 위험 수준에 들어서게 된다. 스피도미터는 숫자 형태로 속도가 표시된다.
그러나 이 작은 원들은 큰 원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왼편 원의 원 안에는 연비와 기어 상태가 나타나고 rmp 숫자가 써진 부근에는 주행 상태가 표시된다. 스피도미터에는 '300'까지 표시된 계기반이 보여진다. 원의 원 안에는 작은 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속도를 숫자 형태로 표시한다.
계기반의 형태에서도 스포츠 카의 분위기가 풍겨져 온다. 설정은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버튼으로 조작하면 되고, 기어 노브 밑에 있는 메뉴 버튼과 돌리는 형태의 장치로서 설정을 해나가면 된다.
설정 메뉴에서는 ▲차량 ▲사운드 ▲라디오 ▲미디어 ▲전화 ▲네비게이션 ▲지도 등이 나타난다. 설정 중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에서는 ▲효율 ▲승차감 ▲자동 ▲다이내믹 등으로 설정하게 돼 있었다. 다이내믹으로 설정하게 되면 바로 엔진 사운드가 스포츠 모드 형태로 변화됐다. 드라이브 셀렉트는 센터 페시아 하단 부근에도 설정할 수 있는 장치가 자리하고 있다. ▲엔진·변속기 ▲스티어링 ▲아우디 콰트로 ▲엔진 사운드를 설정할 수 있기도 하다.
TT에는 운전자 중심의 컨트롤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버츄얼 콕핏의 적용은 가장 큰 특징으로 보였다. 탑승한 가운데 대시보드를 보니,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무슨 저런 대시보드가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는 항공기 날개를 연상시키기 위함이고, 스포츠 카로서의 면모를 실내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주려 했다는 것이 제조사의 의도다.
변속기 상단 부근에는 'S트로닉'이라는 걸 알 수 있도록 표시 돼 있었다. TT의 변속기는 아우디의 6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민첩한 변속이 가능하면서도 변속 충격이 없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는게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센터 페시아 부근에 보통의 차량이라면 디스플레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송풍구 3개가 있었다. 사실 처음 탑승했을 때는 송풍구 조차도 새로웠다. 중앙 버튼을 누르고, 또 돌려서 온도를 조절하는 형태였다. 센터 페시아는 운전자 중심으로, 운전자를 위한 각도로 만들어져 있었다.
스티어링 휠은 'D컷' 형태였고 뒷편에는 패들 시프트가 장착 돼 있다. 실내등은 터치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 또한 흥미로웠다. 비상등의 경우 센터 페시아 너무 하단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동승석 부근의 대시보드에는 'quattro'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외관의 그릴 왼편 상단 부근에도 적시 돼 있다. 아우디 4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 돼 있는 TT의 퍼포먼스는 쿠페의 경우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6초, 로드스터의 경우 5.9초가 걸리며 TTS의 경우는 4.9초가 걸린다. TTS의 속도라면 정통 스포츠 카 못지 않은 성능이다.
헤드램프와 후미등에서는 선으로 된 불빛이 시야에 강하게 들어왔다. "매혹적이다"란 표현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헤드라이트의 경우 쿠페와 로드스터 모델에는 기존 제논 헤드라이트에서 LED 헤드라이트로 업그레이드 됐고 TTS모델에는 매트릭스 LED가 적용됐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좌우 각각 25개의 고광도 LED 램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운전자 시야를 더 밝고 넓게 확보해준다. 맞은 편과 전방 차량을 동시에 8대까지 감지하며 맞은편 운전자나 보행자의 시야는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큰 공기 흡입구를 나누는 스트럿을 비롯해, 이번에 처음 적용되는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역시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카 R8 모델의 디자인 모티브를 재현하고 있다. 2열 좌석은 장식용으로 보일 뿐 앉을 수는 없어 보였다.
TT의 복합연비는 쿠페·로드스터는 10.0km/L이고 TTS는 9.7km/L이다.
3세대 TT는 460만원의 가격인하가 적용됐다. 각각 부가세를 포함해 쿠페는 5750만원, 로드스터는 6050만원으로 판매된다. TTS 모델은 7890만원이다.
TT는 스포츠 카다. 태생이 달리기 위한 차다. 챠체의 크기는 작은 편에 속했다. '아우디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TT. 첫 등장에서 부터 파격적이었고, 3세대 모델 또한 아우디 디자인을 견인하고 있는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