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자율 주행 기술, 세계 시장에서 통할지는 지켜봐야..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급 모델인 EQ900가 사전 계약을 실시한지 하루 만에 4천342대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고 현대차[005380] 측이 24일 밝혔다. 전신 모델인 에쿠스가 2009년 2월 사전계약 첫날 1천180대의 실적을 기록한데 비하면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의 선방에 대해 "웅장하면서도 정제된 느낌의 외관 디자인과 우아한 인테리어 등 우수한 상품성과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대중적 기대감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고 자부했다.
EQ900는 지난 4일 현대차가 론칭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상위 차종이자 첫 작품이다. 이 차량에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신개념 서스펜션인 'HVCS', 운전석 스마트 자세 제어시스템 등 최첨단 신기술과 고급 사양이 적용됐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의 자율 주행 기능이 세계 시장에서 먹힐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11월 23일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가 공동 주최한 자율주행 시범 행사에서, 신형 제네시스는 '능동형 주행 시스템인 고속도로 주행지원(HDA)'시스템을 활용해, 고속도로에서 톨게이트나 인터체인지에 진입해 자동 해제될 때까지 안전하게 주행을 보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HDA 시스템은 차로 유지 제어시스템(LGS)과 지능형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을 통합한 기술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차로 중앙을 달릴 수 있게 한다. 또한 내비게이션과의 연동으로 도로 곡률을 계산해, 급커브와 과속 위험구간을 인지하고 속도를 조절하기까지 한다. 개별 ADAS기능과 내비게이션을 결합한 최초의 지도 기반 ADAS기술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이미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타 자동차 회사와 다소 차이가 있는 기술이다. 테슬라 모델 S의 경우 차량에 전방위 레이더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를 장착해 주변 차량의 움직임과 교통 상황을 360도 각도에서 감지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구글은 미리 생성해 둔 정밀지도와 인근 지역 정보를 비교해 두 정보가 가장 잘 정합되는 위치를 선정해 차량이 움직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편 다임러는 이를 대체할 센서로 스테레오 카메라를 도입했다. 구글과 같이 전파항법을 통해 정밀 위치를 측정하는 한편, 스테레오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조감도로 변형해 3차원 차선 정보 수동으로 입력한다, GPS상 차량 위치를 추적하는 동시에 도로 위 상황에까지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차가 차용한 기술은 자율주행에 대한 다임러의 기술적 지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자율주행 기술 초기 단계라 어떤 기술이 더 우위에 있다고 속단하긴 힘들다. 기술이 대중화되려면 기술 자체의 수준만큼이나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 공략 시장이 '무인차' 시장 선점의 각축장인 미국인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최근 계속되고 있는 누수, 에어백 불량, 급발진 등의 문제로 현대차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신형 제네시스 역시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싼타페 더 프라임'에서 물이 새는 문제가 발생해, 차주들이 싼타페 온라인 동호회를 중심으로 소비자 보호단체, 자동차결함신고센터 등에 소비자 권익 보호를 신고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싼타페는 현대차의 다른 차종 다수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