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3일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탈리스만'으로 발표된 중형 세단의 한국형 모델 'SM6'를 공개했다. 하지만 애매한 '체급' 탓에 판매량 부진에 빠진 현대 아슬란의 뒤를 잇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르노삼성이 강점으로 삼는 점은 "외형은 중형, 내부는 준대형"으로 표현되는 넓은 실내공간이다. 하지만 탈리스만(SM6의 유럽 출시명)의 전장(길이)은 4,849mm, 측거(휠베이스)는 2,810mm로, 전장은 형제차인 SM5(4천885㎜)나 현대차[005380] 쏘나타(4천855㎜)와 비슷하고, 축거는 SM7와 같은 애매한 크기가 되어버렸다. 르노삼성은 이를 "외형은 중형, 내부는 준대형"이라 표현하고 있으나,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해지지 않을 경우 시장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 아슬란의 경우 그랜저의 차체와 제네시스의 옵션을 반영하며 3.0리터 가솔린 모델이 그랜저 3.0 모델 수준의 휠베이스, 최고출력, 최대토크를 갖추었다고 홍보했으나, 연비는 그랜저보다 뒤처지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그랜저보다 600만 원 가량 더 비쌌다. 현대는 아슬란 출시 당시 월 1,900대 판매목표를 제시했으나, 실제 판매량은 월 400여대에 불과하는 등 당초 계획했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독립하고 에쿠스가 단종된 이후, 아슬란은 현대차의 최고급형 모델이 되었으나 그에 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016년형 아슬란을 출시하며 가격을 최대 245만원 까지 인하했다.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의 경우, 기존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베이직 대비 103만원 내린 3721만원(개별소비세 인하 분)으로 책정했다. G330(3.3) 모던도 기존 G330(3.3) 프리미엄 대비 245만원 인하된 3868만원, G330(3.3) 익스클루시브는 기존 트림 대비 108만원 인하된 4398만원으로 책정했다. 가격 인하 전략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아직 판단할 수 없지만, 현대차 측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란 입장이다.
SM6역시 국내 출시 가격이 유럽보다 저렴하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시장에서 탈리스만은 3천500만∼5천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르노삼성은 소비자 만족도와 가격경쟁력 등을 두루 고려해 이보다 낮은 가격에 SM6를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