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Chevrolet)의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캡티바(Captiva)'가 지난 21일 출시됐다. 5년만의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이다. 캡티바는 쉐보레 이전의 지엠대우 때인 지난 2006년 '윈스톰'이 시초다. 이후, 2011년에 캡티바(1차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됐고, 이번에 두번째로 부분변경이 단행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윈스톤 출시 이후, 10년이 지났음에도 세대변경이 없다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기도 하다. 지난 22일 경기도 양평에서 있었던 시승회에서 질의/응답을 시간을 통해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세대 변경이 없다는 비판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캡티바에는 새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신형 엔진은 유로6 환경 기준에 대응하는 유닛으로 SCR(요소수 환원 방식) 타입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초정밀 고압 커먼레일 연료 분사방식을 통해 최고 출력 170마력과 40.8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2리터 4기통 CDTi 디젤엔진이다.
제조사는 밸런스 샤프트 기어 코팅, 어쿠스틱 커버, 밸런스 샤프트 모듈 적용 등 다양한 진동 소음 억제 기술을 적용해 탁월한 정숙성을 보여준다는고 설명한다. 4륜구동 시스템은 지원되지 않는다. 이 엔진은 GM 유럽 파워트레인과 한국지엠 연구진이 공동 개발했다.
말리부 디젤 모델에 적용된 바 있고 엔워즈오토 올해의 엔진상을 수상한 바 있다. 독일 오펠(Opel)이 직접 공급한다.
변속기는 아이신에서 공급하며 최신 모델인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세밀한 변속성능과 동시에 높은 연료 효율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직결감이 강조됐고 캐딜락(Cadillac) 등에 적용되고 있다.
기어노브를 수동으로 이동해 주행했을 때는 rpm 수치가 올라갔을 때, 주황색 글씨로 'Shift'가 표시되며 변속하라는 신호가 계기판을 통해 나타났다.
연비는 복합연비 11.8(고속 13.5, 도심 10.6, 5인승 기준)km/L이다. 평균 27km/h의 속도로 달린 결과, 트립 컴퓨터에 기록된 평균연비를 보니, 9.9km/L가 확인됐다.
복합 연비에는 미달되는 수치다. 그러나, 늘상 그렇듯이 대부분의 주행이 테스트가 주를 이루는 시승이기 때문에 rpm 수치를 크게 올려가는 주행이 대부분이었고, 급브레이크도 연이어 동반 돼 좋은 연비를 기대하기 사실상 어렵다. 정속 주행을 하게 되면 복합연비를 넘는 연비가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시승 과정 중에는 연비를 확인하고 싶은데, 쉽게 찾아지지가 않았다. 알고보니, 운전석 왼편 하단 부근에 있는 버튼을 통해 조작하도록 돼 있었다. 왼편 하단에는 4개의 버튼이 있는데, 첫번째 버튼은 주행가능거리 등을 볼 수 있고, 두번째는 타이어 공기압 등을, 세번째는 스마트도어 자동 잠금과 사각지대 경고장치, 후방충돌경고장치 설정 버튼이다.
캡티바의 공차중량은 5인승 기준 1920kg이다.
시승을 하면서 제조사가 말하는 '고성능 고품질 유러피언 드라이빙'이 뭔지는 잘 느껴지진 않았다. 대부분의 주행이 2000rpm 이하에서 이뤄졌고, 풀악셀을 시도해도 화끈한 드라이빙 능력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외관의 강인함에 비해 엔진 성능에서는 그같은 힘은 느낄 수는 없었다.
센터 페시아에는 있는 'SPORT' 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해봤지만, 엑셀러레이터가 민감해진다거나 핸들링이 무거워지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캡티바에는 랙 타입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이 적용됐다. 조향감은 만족스런 수준이었다.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느껴졌다. 소음과 진동이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주행 가운데 들려오는 엔진음에서 고급감이 느껴지거나 하진 않았다.
7인승(모든 트림에 적용)인 캡티바는 많은 인원이 탑승하기 좋은 SUV로서의 가치가 더 드러나지, 경쾌한 드라이빙을 위한 목적으로 구입할 차량은 아니다.
또한 코너링에서는 안정성이 전해져왔다. 기민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디자인에서는 결코 불만감이 들지 않았다. 외관 디자인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부분은 전면이다. 쉐보레 고유의 듀얼포트 그릴에 크롬 가로 바가 적용됐다. 강인해보이고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물기며, 세련된 인상이다. 보타이 엠블럼은 상단 그릴로 위치 이동을 했다. 그 전 위치는 듀얼 포트 그릴 사이 공간에 엠플럼이 위치하고 있었다.
헤드램프는 LED 포지셔닝램프를 포함한 새로운 콤팩트 스타일의 프로젝션 타입이다. 크롬 베젤 안개등이 기본 채택됐다.
후면 듀얼 머플러팁은 원형 트윈 타입으로 변경됐다. 시승회에서 머플러에 대해 한국지엠은 "전/후면부 디자인 소비자 조사를 했다"며 "머플러가 스포티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는 번잡하지 않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물론, 고급감과는 거리가 있다.
계기판은 깔끔하고 상쾌한 인상을 준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 시작되는데, 풀악셀 시 4000rpm 정도까지 밖에 올려주지 못했다. 계기판 중앙에는 정보와 설정 창이 마련 돼 있다. 전체적인 느낌에서 포드의 '쿠가' 계기판을 보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다.
동급 최초로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한다.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깔끔한 느낌의 지도를 보며 운전할 수 있어 기분까지 상쾌해졌다. 그러나, 애플 카플레이는 부가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점에 있어서는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된 마이링크 시스템은 후방카메라 기능을 겸한다. 휴대폰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 브링고(BringGo)도 동시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형태도 디자인 변경이 이뤄졌다. 엔진 스타트/스톱은 누르는 형태의 시동 장치가 아닌, 수동식 형태로, 돌려가며 시동을 걸고 끄는 방식이다. 이 부분도 색달랐다.
운전석 왼편 하단에 있는 4개 버튼 밑으로는 작은 수납 공간도 마련 돼 있었다. 사이드 미러 조절 장치와 미러 접이 버튼도 운전석 왼편 하단 부근에 자리하고 있어 역시 색달랐다. 이같은 위치 결정에 대해 한국지엠은 "적절한 위치를 찾다보니, 그 곳이 적당했다"고 시승회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말했다.
컵홀더는 약간 휘어져 있는 형태로 두개의 컵을 둘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고, 그 부분을 열게 되면 밑으로 수납 공간이 있다.
시트의 경우는 상체를 단단하게 잡아준다는 느낌보다는 좀 미끄러운 느낌을 줬다. 체감되는 시트 포지션이 높다는 인상을 줬다. 1열, 2열 시트 모두 머리, 무릎 공간이 넉넉했다. 3열에는 두 자리의 좌석이 있는데, 역시 성인이 앉기에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또 시트를 올리고, 내리는 것이 버튼으로 이뤄지는 여타 차량과는 다르게 수동으로 이뤄진다.
2·3열이 모두 폴딩되며 다 접으면 매우 넓직한 공간이 눈 앞에 펼쳐진다. 1577리터의 화물 적재 공간이 생긴다. 3열 시트까지 모두 올려둔 상태에서의 트렁크 공간은 매우 협소해진다. 트렁크 왼편 하단에는 소화기가 마련 돼 있다.
조수석에서 왼편 하단을 보면, 그물망으로 되어있는 수납 공간이 보인다. 1열 시트 뒷편의 수납공간도 동일한 그물망 형태도 만들어져 있다. 탑승을 위한 발판도 만들어져 있다. 19인치 타이어(한국타이어 옵티모)가 장착 돼 있다.
가격은 ▲LS 2809만원 ▲ LS 디럭스 패키지 2863만원 ▲LT 2997만원 ▲LT디럭스 패키지 3129만원 ▲LTZ 3294만원 ▲퍼팩트 블랙 에디션 3089만원이다. 내달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캡티바는 다목적 SUV를 표방하고 있으며 제조사의 글로벌 디자인의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 겸 CEO는 "SUV는 라이프스타일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며 "여기에 새롭게 진보한 캡티바가 등록했다. 캡티바가 전체 성장을 가속화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