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 7 홍역을 치르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로써 삼성전자 경영 전면에 이 부회장이 나서게 된 가운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위해 다음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결의되는 대로 그날부터 삼성전자의 등기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IT산업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이사회는 이러한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가 됐다고 판단해 등기이사 추천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를 맡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오랫동안 권유해왔다"면서 "이건희 회장이 장기간 와병 중인 상태여서 이 부회장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재용 부회장이 기업의 COO(최고운영책임자)이자 최고고객책임자로서 수년간 경영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았으며, 이건희 회장 와병 2년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반등, 사업재편 등을 원만히 이끌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기존 등기이사인 권오현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사장(CE부문장), 신종균 사장(IM부문장)과 함께 공동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한편 현재 삼성전자는 야심차게 내놓은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이 잇따른 '배터리 폭발' 논란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노트7에 대해 공식적인 리콜을 발표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해당 리콜에 수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군다나 비용만이 문제가 아니다. 비록 빠른 리콜도 삼성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어느 정도 지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동종업계 경쟁사인 LG전자와 애플이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를 앞둔 가운데 갤노트7 사태로 시장 점유율 및 이익 부분에서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결정한 가운데 이후 어떤식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풀어나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