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권을 넘보던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한국이 138개국 중 26위를 차지했다.
2014년 부터 3년 연속 26위에 그쳤다.
정부가 4대 개혁으로 내건 노동과 금융 부문의 경쟁력이 미진한 것이 국가경쟁력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WEF는 올해 138개국을 대상으로 국가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한국이 3년 연속 26위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은 WEF 순위에서 2007년 역대 최고인 11위까지 올랐다가 매년 순위가 떨어지며 2011년 24위까지 밀렸다.
2012년 19위로 반등했지만 2013년 25위로 미끄러진 뒤 2014년엔 10년 만에 최저 순위인 26위까지 내려갔고 3년째 최저계단에서 제자리 걸음했다.
분야별로 보면 3대 항목 가운데 가중치가 50%로 가장 높은 '효율성 증진' 부문이 25위에서 26위로 하락했다.
거시경제, 인프라 등을 평가하는 '기본요인' 순위도 18위에서 19위로 한 계단 미끄러졌다.
'기업혁신 및 성숙도'는 지난해와 같은 22위에 머물렀다.
3대 분야를 다시 12개 하위 분야로 나눠보면 한국의 '거시경제환경'은 5위에서 3위로 올라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세부 항목 중에선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로 인플레이션율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고 국가저축률(14위→8위), 재정수지(19위→18위) 등도 양호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가 개혁을 추진 중인 '노동시장 효율성'과 '금융시장 성숙도'는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83위를 차지한 노동시장 효율성은 올해 6계단 올랐으나 여전히 77위에 그쳤다.
특히 세부 평가항목인 '노사 간 협력'은 최하위에 가까운 135위였고 '고용 및 해고 관행'은 113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90위로 대부분 하위권에 처졌다.
지난해 우간다에도 뒤진 금융시장 성숙도 역시 7계단 상승했지만 80위에 머물렀다.
'대출의 용이성'(119위→92위), '은행 건전성'(113위→102위) 등에서 순위가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하위권이었다.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는 올해에도 우간다(77위)보다 순위가 낮았다.
초등학교 취학률이 떨어지며 '보건·초등교육'도 23위에서 29위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밖에 '기업혁신'도 19위에서 20위로, '고등교육·직업훈련'도 23위에서 25위로 밀려났다.
국가별로 보면 스위스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와 미국도 작년에 이어 각각 2, 3위를 지켰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싱가포르 다음으로 일본(8위)의 순위가 높았다. 홍콩이 9위였고 중국은 한국보다 2계단 낮은 28위였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상위권 국가들은 공통으로 노동시장 효율성, 시장 효율성, 기업혁신 등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감하고 신속한 개혁 조치를 시행해야 국가경쟁력이 도약할 수 있다"며 "노동·금융 등 4대 구조개혁과 산업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이 필수적인 과제이며 이를 위한 입법조치가 긴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