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이 사상 유례없는 혼돈에 빠진 가운데 우리 경제도 점차적으로 위기국면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1월 8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 의하면 미국대선과 브랙시트라는 대외적 요인과 가계.기업의 경제심리회복지연이라는 대내적요인의 영향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서는 “최근 우리경제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폭염효과 등 전월의 특이요인의 소멸 등으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조정을 받고 있고, 생산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9월 소매판매도 전달대비 5% 감소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설비투자 또한 2.1% 감소하였으며 10월 수출도 전년 동월에 비하여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내수와 수출이 동반부진에 빠지면서 고용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어 9월 취업자 증가폭은 30만 명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가계부채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 경제는 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켜는 것이 아니라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주도적 리더십을 행사해야할 경제부총리는 그 자리가 애매하게 되어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부총리로 내정되어 있기는 하나 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만둘 것이 확실한 유일호 부총리가 열심히 일할 분위기도 아니다.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국정동력을 이미 상실하였고, 국무총리도 국회에서 여야협의와 추천을 거쳐 다시 임명되어야 하게 되어 있다. 앞으로 그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경제부총리라도 빨리 제대로 임명되어 국제경제의 들판에서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내고 국내 정치판에서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고 넘을 수 있도록 지혜롭고도 일사 분란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자면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조속히 개최되던지 낙마한 김병준후보자가 추천한 사람이라 마음에 선뜻 내키지 않는다면 여야 합의를 거쳐 제3의 후보자를 조속히 물색하는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경제를 이끌고 갈 리더십의 불안정상태를 벗어나는 것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국민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경제부총리의 임명절차정도는 대승적 차원에서 최순실 사건처리와 어느 정도 분리하여 진행시키는 방안도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것이다. 물론 정부 재구성에 예외적 조치라 할 수 있는 이런 절차도 국회에서 여야의 논의를 충분히 거쳐 민주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