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중간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7억 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을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3% 올라 7억5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6억 원을 돌파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1억 원이 뛴 것이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딱 중간에 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평균가격이 가구 수로 가중평균이 돼 저가주택의 수가 많으면 평균가가 낮아지고, 고가주택의 수가 많으면 평균가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중위가격은 순수하게 정중앙 가격만 따지는 것이어서 오히려 시세 흐름을 판단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아파트 거래량은 총 9498건으로, 지난해 1월 4480건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 1월 아파트 거래량은 정부가 아파트 거래량을 조사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전까지는 지난 2015년 6823건이 최대였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가 눈에 띈다.
강남4구의 올 1월 아파트 거래량은 2545건으로 지난해 1월(940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1월 강남4구 아파트 거래량이 2000건을 넘어선 것 역시 해당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강남구는 지난해 1월 242건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난 716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 또 같은 기간 송파구는 288건→809건, 서초구는 205건→517건, 강동구는 205건→503건 순으로 거래량의 증가폭이 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런 추세면 강남 11개 구의 중위가격은 2월 조사 기준 9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며 "강남 11개 구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고가주택 대열에 들어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저가 아파트는 잘 안 오른 반면 고가 아파트에는 오히려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많이 뛴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중간가격도 덩달아 따라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의 압박으로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대상인 강남 재건축 단지 등에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 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