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대형 아파트 몸값이 뛰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의 조사 결과, 전국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아파트값은 8·2부동산 대책 이후 6개월간 평균 2.94%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용 60㎡ 아파트값이 2.38%, 전용 60∼85㎡가 2.78% 오른 것에 비해 높은 상승률이다.
8·2대책 이후 중소형 아파트값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는 사이 중대형은 되레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8·2대책 이전 6개월간 전용 60㎡ 이하가 2.18% 오르고 60∼85㎡가 1.72% 오르는 동안 중대형인 85㎡ 초과는 1.21%로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대출 규제 강화,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의 규제가 새로 도입되면서 '똑똑한 한 채'에 주택 수요가 몰리는데 이어 중대형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
최근까지 중소형 아파트값이 너무 많이 오르다보니 정부 규제 강화 이후 수요가 주춤해진 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대형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해진 것이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중소형은 너무 많이 올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반면 중대형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 상승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 "강남 재건축 등 인기지역의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대체 투자처로 수도권내 저평가된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 공급물량이 감소하면서 희소가치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2006∼2007년에 걸쳐 전체 신규 분양 아파트의 34%, 37%에 달했던 중대형 아파트 공급물량은 주택경기 침체와 맞물려 2005년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7∼8% 수준으로 급감했다.
공급 물량은 줄었는데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중대형 수요는 늘면서 일부 수요과 공급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발생하며 중대형 아파트값이 오른다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