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대부업체나 사채 등 불법 사금융시장에서 일부 이자율이 100%를 웃도는 악조건에도 대출을 받은 사람이 5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만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불법 사금융시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출잔액은 6조8000억원, 이용자는 약 52만명으로 추정됐다.
전국민의 약 1.3%가 불법 사금융시장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국민의 0.2%인 4만9000명은 불법사금융과 등록대부를 동시에 이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사금융시장에 대해 금융당국이 추정치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등록 대부업까지 포함하면 모두 124만9천명, 23조5천억원이다. 등록 대부업 이용자는 77만9천명, 대출액이 16조7천억원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불법 사금융 금리는 불법 사금융 시장의 대출금리는 연 10∼120%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 66%를 초과한 초고금리 이용자 비중은 전체 이용자의 2.0%를 기록했다. 전 국민으로 환산하면 1만명으로 추정된다.
조사 당시 기준으로 법정 최고금리(27.9%)를 초과한 경우는 36.6%였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는 주로 경제활동 중 생활·사업자금이 필요한 계층이 많았다. 월 소득 기준으로 200만∼300만원(20.9%), 연령대별로는 40∼60대(80.5%), 성별로는 남성 비중이 높았다.
자금 용도는 사업자금이 39.5%로 가장 많았고 생활자금 34.4%, 다른 대출금 상환 14.2% 순이었다.
월 소득 600만원 이상 고소득자도 이용자 17.8%를 차지했다.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소득 포착이 어려운 사업자 등으로 추정된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 절반은 단기·만기일시상환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만기가 자주 돌아오고 상환 부담도 크다는 의미다. 불법 사금융 차주 36.6%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느끼며 이 중 5.1%는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계층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 월소득 100만원 이하와 월소득 600만원 이상자의 위험이 높은 수준이었다. 고소득자는 이미 채무가 많거나 지출 습관이 불량해 채무구조가 취약한 계층이다.
불법사금융 차주의 8.9%가 야간 방문이나 공포심 조성 등 불법채권 추심을 경험했으나 보복 우려 등으로 인해 이 중 64.9%가 신고 의사가 없다고 답변했다.
금융위는 등록대부업과 불법사금융 간 수요 특성이 유사해 향후 시장여건 악화 시 등록대부업체 이용자가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불법사금융 이용자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