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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영업. 폐업 늘고 창업 줄었다

자영업

국내 내수시장 침체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자영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동종 업종 간의 경쟁 심화, 매출 감소,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저하, 임대료⦁인건비 상승 등 악재가 겹쳐 자영업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0만8076명에 달한다. 올해는 폐업자 수가 100만을 넘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폐업 상인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최저임금 영향률’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시간당 최저임금 8350원을 적용받는 전체 임금 근로자 중 98%인 284만1000명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사업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영업자 폐업 늘고 창업 줄어=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는 약 568만명인데 창업자 대비 폐업 비율(폐업률)은 72.2%에 이른다.

상가정보연구소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등록돼 있는 관광·부동산·음식·소매·숙박·교육 등 8대 업종의 자영업소 253만2788곳을 기준으로 지난해 하반기 창업·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매달 평균 6만3000곳이 폐업해 창업 점포 수 5만3000곳을 앞질렀다.

창업자 수보다 폐업자 수가 늘어나는 데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회식문화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 때문으로 풀이된다.

▲ 생계형 자영업자 수입, 임금근로자 수준보다 낮아=영세 자영업자의 수입이 임금근로자 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는 것도 폐업이 급증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이 최저임금위에 제출한 ‘2019년도 최저임금 사업별 구분적용안’을 보면 5인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월평균 209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금근로자(월평균 329만원)보다 120만원이나 적은 금액이다.

5인 이하 종업원을 고용하던 식당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기존 채용했던 직원을 그만두게 하고 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사람인이 직장인 55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 65%는 '안정적인 월급쟁이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6%는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으로의 전환 생각 한 적 있다'고 답했는데 연령대별로는 40대(63.8%)가 가장 많이 '자영업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어 30대(57.1%), 20대(52.8%) 순이었고, 50대 이상(40.5%)이 가장 낮았다. 40대가 직장에서 위기감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인들은 한국에서 자영업을 하기 어려운 이유로 '비싼 임대료'(34.5%)를 1위로 꼽았다. 이어 △과도한 경쟁(23.3%) △대기업에 유리한 시장환경(17.8%) △자금 지원 부족(9.8%) △자영업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부재(6.9%)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분위기(4.2%) 등이 자영업의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자영업으로의 전환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직장인(242명)들은 △이미 포화상태로 성공확률이 낮아서(59.9%, 복수응답) △성공이 보장되는 아이템을 찾지 못해서(51.7%)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월 수입이 불안정할 것 같아서(48.8%) 등을 이유로 들었다.

▲ 자영업 포화 상태...전문가,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해결책=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영업 포화 상태를 만든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50, 60대는 재취업이 어렵고 20, 30대는 정규직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 이들을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좋은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차라리 자영업’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자영업의 몰락’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