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매수자 간 눈치보기 장세에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4주 연속 둔화했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5일 조사 기준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떨어져 지난주(-0.04%)보다 하락폭이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팔려나가면서 호가가 뛰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 매물은 이제 대부분 20억원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해당 평형은 작년 12월 21억5천만원에 최고점 거래가 이뤄진 뒤 12·16 대책 이후 가격이 내려 이달 초 17억9천만원까지 내려간 가격에 매매됐다.
그러다 이달 들어 절세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 2주 전 19억4천만∼19억5천만원에서 지난주 19억5천만∼20억원으로 가격이 뛰었고, 이제 집주인들이 대부분 20억원 이상을 부른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설명이다.
이 아파트 전용 82㎡의 경우 21억원에 계약금을 치른 매물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18억5천만∼19억5천만원 수준으로, 1∼2주 전과 비교하면 1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가격은 뛰고 있지만, 추격 매수가 주춤해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내달 1일 보유세 기준일, 내달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끝물'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최근 20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레이크팰리스 전용 166㎡는 이달 저층이 20억7천만원, 중층이 22억5천만원에 매매됐다. 작년 12월 고층이 24억5천만원에 매매된 이후 5개월 만에 매매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4주간 -0.06%, -0.04%, -0.04%, -0.02% 등 하락폭을 줄였다.
이번주 강남4구(동남권)의 아파트값은 0.07% 떨어져 지난주(-0.10%)보다 낙폭을 더 줄였다.
강남4구 아파트값은 최근 4주간 -0.17%, -0.12%, -0.10%, -0.07% 하락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보다는 하락폭이 컸지만, 낙폭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주 0.14% 내렸던 서초구는 금주 0.09% 떨어졌고 강남구는 -0.13%에서 -0.08%로, 송파구는 -0.07%에서 -0.04%로 각각 낙폭이 둔화했다.
강남구의 경우 급매물 소진 후 재건축이나 인기 단지 위주로 호가가 오르고 있고, 송파구는 GBC 착공 등 개발 호재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감정원은 진단했다.
강북지역에서는 노원·도봉·강북구 등 '노도강' 지역이 모두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주 모두 -0.01% 하락에서 하락세를 멈췄다.
'마용성' 지역도 하락폭이 둔화했다.
5·6 수도권 공급대책 이후 매물 회수 조짐을 보인 용산구는 정부가 정비창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한 가운데 -0.03%로 지난주(-0.04%)보다 낙폭이 줄었다.
마포구(-0.05%), 성동구(-0.01%)도 지난주보다 각각 0.01%포인트씩 낙폭을 줄였다.
동작구(0.02%)는 9억원 이하 매물 위주로 가격이 오르며 이번주 상승 전환했고, 양천구(-0.01%)는 목동·신정동 지역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하락폭이 축소됐다.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0.13% 상승에서 이번주 0.15% 상승으로 오름폭이 커졌다.
수원시(0.16%)는 팔달구(0.34%)와 영통구(0.24%)가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와 신규 분양 영향으로 오르면서 상승했다.
안산시(0.58%)는 정비사업 기대감과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광주시(0.42%)는 태전지구와 경강선 역세권 단지 위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구리시(0.34%)는 8호선(별내선) 역사 예정지 위주로 상승했다.
전셋값은 서울이 0.02%, 경기도가 0.12%, 인천이 0.10% 각각 올랐다.
정비사업 이주단지 인근이나 역세권 아파트 중심으로 일부 국지적 상승이 있었으나 신규 입주 물량과 계절적 비수기 등 영향으로 대체로 안정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