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김동렬 기자] 주유소 업계 3위 현대오일뱅크가 1일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에 힘입어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이날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로 간판을 바꾸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의 전국 주유소는 2천500여개로 늘어나 기존 2위였던 GS(2천352개)를 넘어서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 하루 2만배럴의 고정 공급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이번 인수는 정유업계가 미중 무역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석유 수요가 정체한 상황을 맞은 상황에서 내수시장을 확대한데서 의미를 찾을수 있다.
정유업계에서 수출 시장은 경기 변동이나 각국 환경 규제 등 변수에 따라 큰 영향을 받지만, 내수 시장은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안정적 시장으로 분류된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기존에 열세였던 수도권에서 사업 확장을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는 수도권 비중이 낮은데 이번에 인수하는 주유소의 60%가 수도권에 위치한다.

이는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일 현대오일뱅크의 등급 전망을 GS칼텍스와 함께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나머지 정유사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에쓰-오일)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그간 경쟁사에 비해 입지가 양호한 주유소가 부족해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고민을 덜게 됐다"며 "면밀한 수익성 분성 결과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수익성 높은 고급휘발유 등 판로를 수도권으로 확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월 SK네트웍스 주유소 양수 계약 체결하였다. SK네트웍스의 당시 공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와 컨소시엄을 맺고 주유소 양수계약을 체결했다.
코람코가 석유제품 소매 사업 부동산을,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 영업 자산·인력을 인수했다. 총 매매대금은 코람코자산신탁 3천1억원,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9천652억원, 현대오일뱅크 668억원이다.
지난 달 29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주유소 영업 양수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