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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자 낼 돈도 못 번 기업 비중 역대 최고…성장·수익·안정 ‘트리플’ 악화

지난해 이자를 낼 만큼의 돈도 못 벌어들인 기업의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은 물론 안정성마저 악화했다.

한국은행은 2일 외부 감사 대상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2만5천874곳을 조사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속보)' 결과를 공개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비율은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반면 금융비용 부담은 커진 탓이다.

이자보상비율 구간을 나눴을 때 100%에 못 미치는 기업 비율은 31.3%에서 34.8%로 올랐다. 기업 10곳 중 3곳 넘게 이자보다 적게 돈을 번 '좀비 기업'인 셈이다.

0% 미만인 영업 적자 기업의 비율도 21.6%에서 23.4%로 커졌다. 반면 500% 이상인 기업 비율은 40.2%에서 36.9%로 줄었다.

기업

지난해 전체 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0%였다. 2018년 4.2%에서 하락 전환했다. 이 기간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4.3%에서 -1.5%로 하락 전환했다. 중소기업(3.9%→1.5%)보다 하락 폭이 컸다.

업종별로 보면 매출액 증가율은 제조업(4.5%→-2.3%), 비제조업(3.8%→0.8%) 모두 나빠졌다.

제조업 중에서는 자동차(0.4%→6.3%)와 조선·기타운수(-4.5%→12.5%)에서 상승했지만, 정제 마진이 줄면서 석유정제 부문이 23.1%에서 -6.8%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증가율은 3.7%에서 5.0%로 올랐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리스 회계 기준(IFRS16)이 적용되면서 운용 리스를 자산과 부채로 인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전체 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6.9%에서 4.7%로 하락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대기업(7.2%→4.6%)이 중소기업(5.6%→5.2%)보다 하락 폭이 컸다.

제조업은 8.3%에서 4.6%로, 비제조업은 5.2%에서 4.8%로 줄었다.

판매 촉진비 감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증가로 자동차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7%에서 3.1%로 개선됐으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판매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는 18.8%에서 5.6%로 급락했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93.1%→95.4%)과 차입금의존도(26.0%→27.7%)는 모두 올랐다. 이 또한 리스 회계 기준 변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비제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자본잠식상태 기업의 비중은 한 해 전과 같은 8.8%였다. 외감기업 업체 평균 순현금흐름은 2018년 순유출(0억원)에서 순유입(+3억원)으로 전환했다.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 이자 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54.4%에서 50.5%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