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김동렬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을 발표하자 구체적인 조건부터 제시하라는 입장문을 10일 내놓았다.
앞서 현산은 지난 9일 전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협상하자는 입장 자료를 내놓으며 의중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냈다.
산업은행은 입장문을 통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에는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향후 공문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이달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전날 입장문과 산업은행의 이날 입장문이 나오면서 인수 종료 시점은 6개월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놓고 채권단과 현산 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현산이 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사전 동의 없는 추가자금 차입 승인과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자 인수 포기까지 대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채권단 또한 지난달 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 역시 인수 불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내다본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