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타이어 기업 금호타이어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과 비정규직 노조와의 법적 분쟁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3일 금호타이어 등에 따르면 회사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채권 압류와 추심 신청을 해 지난달 30일 법인 계좌를 압류했다.
도급 형태로 근무해 온 이들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 임금 차액과 이자 등 204억원을 압류했다.
소송에는 613명이 참여했으며 채권 압류 소송에는 414명이 서명했다.
법인 통장이 압류되면서 직원 휴가비(1인당 50만원)와 현장 수당 등이 나가지 못했다.
자금 운용에 발이 묶이면서 설비 협력 업체 550여개, 원·부재료 업체 120여개의 대금결제도 순차적으로 미뤄지고 있다.
고무 등 원부재료 업체는 주로 외국업체여서 체불이 장기화하면 국제 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하다.
특히 대부분 협력업체가 재료나 물류비 등을 선납해 물건을 만든 뒤 납품하는 상황이어서 자금난 심화 등에 따른 협력업체 도산 등 연쇄적인 후폭풍도 우려된다.
지역 경제계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자금 압박을 받는 영세 협력업체 도산을 우려한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문제는 100여명이 넘는 노조원이 이미 대법원판결로 정규직화를 이룬 바 있다"며 "회사 경영상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정규직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순서다. 이 경우 압류 문제는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1분기 실적이 코로나19 여파로 부진에 이어 2분기도 큰 적자가 예상돼 회사 경영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천886억원, 영업손실은 1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5천497억원) 대비 11.1% 줄었다.
2분기는 코로나19 심화로 적자 폭이 더 커져 28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반기 적자만 500억원에 달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60년간 회사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법인계좌가 압류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며 "노사가 동수로 구성한 특별협의체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