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가전 제품들이 지난 달 말부터 쏟아진 물폭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예년보다 길어진 장마에 제습 가전 매출은 크게 올랐고 여름이 성수기인 에어컨 등 냉방 가전은 판매가 부진한 모양새다.
12일 이마트에 따르면 제습기 매출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4.3% 늘었다.
롯데하이마트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주일간 판매된 제습기, 건조기, 의류관리기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50%가량 증가했다.
의류관리기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0%, 건조기 60%, 제습기는 20%가 각각 늘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폭우가 내리는 기간이 많아지면서 에어컨 판매가 줄어든 대신 제습기를 포함한 제습 가전 판매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며 "지난달부터 이달 현재까지 판매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도 최근 한 달(7월 10일~8월 9일)간 제습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14% 급증했다.
이 밖에도 신발살균건조기(146%), 의류 건조기(59%), 식기세척건조기(80%) 등 습기를 없애는 생활가전 매출이 옥션에서 크게 늘었다.
반면 여름에 잘 팔리는 냉방 가전은 장마에 따른 판매 감소로 고전 중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다.
옥션에서도 7월 10일~8월 9일 한 달 간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 줄었다. 선풍기와 서큘레이터도 각각 50%, 47%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에이드 등 주요 에어컨 제조업체의 지난달 판매 실적은 작년 7월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올해 6월 실적에도 못 미쳤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 성수기가 6, 7월인데 그중에서도 통상 7월이 6월 판매량의 1.5배에 달할 정도로 판매가 몰리는 시기"라며 "올해 7월이 유독 덥지도 않고 집중 호우를 동반한 유례없이 긴 장마가 이어지며 에어컨 판매가 매우 부진하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이달 중순에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판매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 등 PC 수요가 증가하면서 PC와 TV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고 전자랜드는 밝혔다.
올해 2월부터 지난 6일까지 PC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56% 증가했으며 TV 판매량도 같은 기간 11% 늘었다.
PC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 및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면서 판매가 늘었고 TV는 공연과 콘서트 등 밀집지역에 대한 기피로 집안에서 즐기는 생활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여행에 지출을 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집안의 가전제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롭게 구매하기도 한다"며 "전자랜드는 소비자들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