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겪어온 해운업계 선봉인 HMM(옛 현대상선)이 5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해운 재건 노선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HMM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천3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1천129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은 1조3천75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28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HMM의 분기 흑자는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소폭 줄었지만 지난 4월 디 얼라이언스 신규 해운 동맹 가입과 세계 최대 2만4천TEU급(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투입으로 흑자를 냈다.
HMM 측은 항로 합리화와 화물비용 축소 등으로 원가구조를 개선하고 운임이 상승하면서 컨테이너 사업과 벌크 부문에서 모두 이익이 났다고 말했다.
HMM은 하반기에 벌크 부문에선 겨울철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철광석 물동량이 늘어나는 등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HMM 상반기 실적은 매출이 2조6천883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46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천367억원으로 작년 동기 2천18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375억원으로 작년 동기(3천792억원)에 비해 대거 축소됐다.
해양수산부 "5년 뒤 목표는 해운 매출 51조 원, 원양 선복량 120만TEU"
주무 부서인 해양수산부는 HMM의 흑자 전환에 고무하는 분위기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의 중간 성과를 평가한 자리에서 HMM의 흑자 전환을 두고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성과"라고 밝혔다.
문 장관은 HMM의 경영실적 개선을 포함해 2025년까지 해운 매출 51조원을 달성하고 지배선대 약 1억t,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20만TEU 목표를 소개했다.
올해 기준 해운 매출은 35조원,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78만 TEU이며, 지배선대는 약 9천30만 TEU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부는 이날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성과와 관련해 2018년 해운기업의 안정적인 선박 확보와 경영지원을 전담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한 후 현재까지 총 49개 해운기업에 4조2천830억원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문 장관은 "해양진흥공사가 없었다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 위기를 겪는 국적선사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양진흥공사는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최후의 안전판"이라고 말했다.
한편 HMM은 한진해운 파산 후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국적 원양선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