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제주도와 남부지역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이 높은 파도와 만조 현상으로 물에 잠겼다.
만조는 밀물이 가장 높은 해수면까지 들어와 바닷물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우도 천진항이 물에 잠기자, 재난 당국은 주차된 차량을 긴급하게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일대 출입을 통제했다.
제주의 항·포구가 침수돼 차량 대피 사태가 빚어졌고, 제주시 도심 하천 범람 우려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강풍에 고압 전선이 끊기면서 2만4천 가구 이상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는 강풍에 전신주가 쓰러지거나 흔들려 고압전선이 끊기는 사고 등으로 정전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한전 제주본부는 긴급 복구에 나서 대부분 가구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지만, 현재까지 전기 공급이 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이 퍼부은 집중호우로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 우려가 높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월대마을회관으로 대피해달라고 긴급 당부했다.
현재 월대천 외에 제주시 동문시장 산지천도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태풍 마이삭 중심 부근이 제주 육상에서 동쪽으로 멀리 떨어져 지나갔지만, 육상에 물 폭탄이 쏟아지고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전남 각 시군과 119 상황실의 피해 집계 현황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모두 12건의 태풍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여수에서 3건가량 간판 등이 강풍에 강하게 흔들리거나 파손됐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순천, 고흥, 완도, 강진, 영암 등 전남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등 비교적 가벼운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8시 28분께 전남 여수시 거문도에서 강풍으로 전기가 끊겨 500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긴급복구로 3∼5분 만에 전기 공급이 재개됐으나 이날 오후 9시부터 다시 전기가 끊겼다.
전기가 끊기면서 주민들은 암흑 속에서 강풍과 폭우를 버티고 있다.
광주에서는 서구 양동 둔치주차장, 세월교 등 10곳의 침수 우려 시설이 통제 조치 중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완도는 오후 10시, 여수·광양은 자정, 광주는 3일 오전 1시께 태풍과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풍과 폭우 등 태풍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경남도는 태풍 피해 가능성이 높은 둔치주차장 29개소를 폐쇄했다.
창원시는 해안가 저지대, 산사태 우려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허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습침수지역인 성산구 귀곡동·귀산동, 마산합포구 해운동·월영동·월포동·남성동·고현리·요장리·창포리·시락리·심리, 진해구 웅천동·웅동 주민에게 태풍 내습 전 미리 대피를 권고했다.
사천대교, 삼천포대교, 남해대교는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돼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도 전면 통제됐다.
한편 태풍 마이삭 북상에 대비하는 북한은 조선중앙TV를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됐다.
조선중앙TV는 강원도, 함경도 등 직접적인 태풍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취재진을 급파, 사실상 생방송에 가까운 보도를 이어갔다.
TV는 지난 8호 태풍 '바비' 때도 정규방송을 취소해가며 시청자들에게 실시간 기상정보를 알린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 장마로 곡창지대인 황해도 일대에 여의도 두 배 너비에 해당하는 농경지 피해를 보면서 정확한 기상정보 전달에 공을 들여왔다.
이례적인 이번 실시간 방송도 인명과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