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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노딜 확정 코로나에 막힌 아시아나·현산의 꿈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에는 불발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맞았지만 결국은 채권단에 속하게 됐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최대현 부행장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련 금호산업 측에서 현산 측에 계약 해제가 통보된 것에 대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하며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실을 알렸다.

채권단은 2조4천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는 한편 시장 여건이 나아지면 재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효자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특송화물을 싣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전경.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제공

◆ 코로나19에 막힌 아시아나 새주인 찾기와 현산의 꿈

현산은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그해 12월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과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천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천228억원에 사들이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부채와 차입급이 급증하자 현산은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재실사를 요구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의구심을 보이며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채권단이 1조원 인수 대금 인하의 파격 조건을 제시했으나 현산이 '12주 재실사'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노딜'(인수 무산)로 마무리됐다.

한편 현산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코로나19라는 변수와 이로 인한 현산의 소극적인 자세 속에서도 파격 제안을 제안한 점을 들며 현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 계약 파기로 현산은 시장의 신뢰에 흠집이 났고, 항공운수업 등의 허가권이 있는 정부와도 껄끄러운 관계가 된 셈"이라며 "주력인 건설업을 영위하는 데도 알게 모르게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려는 시도가 코로나19라는 복병에 좌절됐다.

◆ 아시아나 찾아간 이동걸 회장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이날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하여 임직원들을 만나 정부와 채권단의 정상화 의지와 계획을 설명하고, 회사 임직원들의 고통분담과 경영쇄신 등 정상화 노력을 당부하였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대주주 금호고속에 대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금호고속에도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경영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