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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사 임박…주가는 하락했지만 사업 재평가 기대감 상승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분야 1위 기업인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연내 분사한다. 배터리 부문 분사를 두고 대림산업처럼 인적·물적 분할이 아닌 물적 분할을 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17일 이사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 물적분할 유력...대규모 물량 수주 위한 소화 위해 언급될 가능성도

기존 1개이던 기업을 2개 이상으로 나눠 각각 독립단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기업 분할이라고 한다. 분할에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이다.

인적분할은 분할 비율을 정해서 존속 기업과 신설 기업으로 나눠지고 주주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기업의 지분만큼 각 기업의 지분을 얻는 방식이다.

반면 물적 분할은 존속 기업 밑에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를 가지는 방식이다. 분할 비율을 산정하지 않으며 주주들은 인적분할과 달리 자회사에 대한 지분을 가질 수 없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성장을 위해 상장(IPO)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 목적이 크다.

LG화학이 언급되고 있는 물적분할을 하면 분사하는 전지사업부문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만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고, 향후 상장이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다량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150조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폴크스바겐·BMW·제너럴모터스(GM)·벤츠·포르쉐·포드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LG화학이 생산한 배터리 모습./
LG화학 제공

◆ 인적분할 기대한 주주들의 실망감에 주가는 하락세

지난 2분기 LG화학 전체 매출액은 6조9천352억원, 영업이익은 5천716억원이며, 이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전지 부문의 매출은 2조8천230억원, 영업이익은 1천555억원을 기록했다.

이때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분히 상장 여건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주주들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해 투자한 주주들의 시선은 곱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적 분할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에 주가는 떨어졌다.

16일 LG화학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7%(3만9천원) 하락한 68만7천원까지 떨어졌다.

◆ 사업 재평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는 최근 지주회사·건설·석유화학 부문으로 인적·물적 분할에 나선 대림산업처럼 재평가 기대를 받는다.

앞서 라진성 KTB증권 연구원은 "건설 사업의 현금 흐름이 오롯이 건설 투자를 위해 사용될 수 있고 유화 사업은 과감한 투자 확대와 디테일한 전략을 통해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림산업이 복합기업이라는 점에서 오는 가치 할인 요인은 충분히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LG화학 배터리 부문 분사가 대림산업에 대한 분석처럼 재평가의 기회로 본다. LG화학은 화학 부문과 배터리 부문을 함께 영위하고 있어 복합 기업이라는 점에서 오는 저평가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면 경쟁사와 직접적인 가치 비교가 가능해져 전사적인 가치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