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현대상선의 새이름)이 2만4천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을 아시아-유럽항로에 모두 투입했다.
HMM에 따르면 지난 11일 삼성중공업에서 인도받은 12호선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는 부산을 시작으로 중국 등을 거쳐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다.
HMM은 지난 4월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약 5개월 동안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7척)과 삼성중공업(5척)에서 총 12척을 인도 받았다.
아시아 마지막 기항지 출항 시점을 기준으로 1∼10호선 모두 만선을 기록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만4천TEU급 컨테이너선 12척 유럽항로 투입은 대한민국 해운산업을 재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훈 HMM 대표이사는 "초대형선이 투입되기 전에는 일부 우려와 걱정이 있었지만, 글로벌 마켓에서 초대형선의 효율성이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이후 클락슨 해운종합지수 50% 급락
삼정KPMG가 지난 7월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해운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이후 해운사의 수익성 지표인 클락슨 해운종합지수(ClarkSea index)가 50% 급락하며 해운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해운산업의 피해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유사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김하균 삼정KPMG 해운산업 담당 전무는 "향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상황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얼어붙은 글로벌 투자 및 소비심리로 인한 연쇄적인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해운경기가 지속적으로 침체될 경우 해운기업의 수익창출 한계가 있으므로 부채관리와 가변비용 등 비용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향후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선박투자 시기나 용선주기를 조정할 수 있는 체제도 갖추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수출 기업에 부담주는 SCF의 상승세
HMM의 이번 만선은 삼정KPMG의 보고서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해운 산업에 있어 좋은 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무역 업계와 수출 기업들은 급등하는 해상 운임에 물류비용 안정화를 주문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에 따르면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SCFI)는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5% 상승했고 2분기에는 16.3%, 3분기에는 7~8월 두 달간 37.4% 상승한 것이다.
미국 항로의 경우 7~8월 두 달간 전년 동기 대비 72.6% 증가했다. 우리나라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 비중이 높은 동남아(비중 24%), 유럽연합(10.4%), 일본(6.4%) 등 항로의 운임도 상승하고 있다고 무협은 설명했다.
무협 김경용 물류서비스실장은 "올해 8월 기준 우리나라 수출에서 해상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98.9%"라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해상운임 급등은 수출 경쟁력 약화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선화주 간 상생 발전을 위한 선사와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무협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에 수출 기업의 물류비용 안정화와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지난 15일 제출했다.
한편 HMM 관계자는 "우리 수출기업들과 상생발전하는 안정적인 물류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