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요 재벌 총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임직원 들에게 '변화'를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존의 접근법 대신 새로운 접근법으로 접근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 최태원 "코로나19 환경,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모든 구성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코로나19에서 비롯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코로나19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 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변화된 환경은 우리에게 '생각의 힘'을 요구한다"고 전제한 뒤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더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이미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설정하고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다"며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같은 숫자로만 우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연계된 실적, 주가,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꿈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A plastic ocean)'를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영상물로 소개하며 추석 연휴 중 볼만한 것으로 추천했다.
◆ 구광모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는 선택받기 어렵다"..."우리가 바뀌어야" 천명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LG 사장단 워크숍을 가지고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최근 화두가 되는 개인화 트렌드가 '니치'(Niche, 틈새)를 넘어 전체 시장에서도 빠르게 보편화 될 것"이라며 "평균적인 고객 니즈(요구)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는 선택받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LG그룹 측은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더 심각해지고 어려움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움 속에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주문했다.
구 회장을 비롯한 LG 경영진 40여명은 이날 워크숍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화상회의로 오전 동안 압축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LG그룹 측은 밝혔다.
LG 경영진은 앞으로 사업별 특성에 맞는 기회를 찾아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주요 시장별 공급망 유연성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가속화와 관련해 사용 패턴과 고객 만족도 등 빅데이터를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를 살펴보고, 경영활동에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하는 한편 사내 디지털 전환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LG는 하반기부터 LG 계열사 20여개 조직에서 선정한 40여개의 세부 디지털 전환 과제를 본격적으로 실행해 성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 코로나19 재확산, 외환위기 이상 침체 가능성
한편 앞으로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 정도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최대 5.5%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8일 내놓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분석: 제2차 대유행 점검' 보고서를 통해 7∼8월 감염자 수가 3분기에도 유지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3% 감소하고 9월 감염자가 25% 증가하면 올해 경제 성장률이 5.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연은 또 코로나19의 충격이 클 경우 장기적인 소득이 감소하거나 경제성장 경로의 기울기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10년 평균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우리나라의 경우 168억∼23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