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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기 의혹 그리고 주목받는 수소차…도움될 키워드들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는 스타트업 기업이자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발단은 한 보고서였다.

10일(현지시간) '힌덴버그 리서치'라는 금융 분석 업체가 "니콜라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의 수십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사례"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힌덴버그 리처치는 밀턴이 적잖은 거짓말로 대형 자동차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음을 보여줄 충분한 증거를 모았다며 "상장 기업에서 이 정도 수준의 속임수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니콜라 대형 트럭 제품 이미지.
니콜라 홈페이지 캡쳐

예를 들면 니콜라는 도로 위를 빠르게 달리는 트럭 영상을 찍기 위해 트럭을 언덕 위에 견인했다가 굴러 내려오는 모습을 촬영했으며 밀턴은 경쟁사들에 비해 수소 비용을 81%까지 감축했다고 주장했지만 니콜라는 수소를 생산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니콜라는 힌덴버그 리처시의 보고서가 공매도 세력의 사주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적했던 언덕위에 트럭을 굴렸다는 내용에 대해선 '자체추진 중'이라든지 '동력전달장치 작동 중'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니콜라는 "당시 투자자들도 시제품의 성능을 알고 있었다"면서 3년 전 영상으로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 니콜라, 애플 끌어들이며 사기 논란 잠재우기 나서

니콜라는 이어 자사를 생산시설을 직접 운영하지 않는 애플과 비교하며 자체 기술이 없는 것이 문제되지 않다고 말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킴 브레이디는 "우리는 결코 모든 부품을 다 만든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 직접 생산시설을 운영하지 않는 애플에 자사를 빗댔다. 브레이디는 나아가 배터리 셀을 외부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고도 말했다.

이런 가운데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계속된 해명에도 니콜라에 대한 사기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20일(현지시간)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 니콜라 후폭풍 입고 있는 서학개미와 한화

국내 기업 중 한화가 니콜라의 사기 의혹 이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2018년 11월 총 1억달러를 니콜라에 투자했고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가 이 회사의 등락에 함께 출렁였기 때문이다.

니콜라 사기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지난 22일까지 한화와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16.75%, 22.23% 각각 떨어졌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비상장사이며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한화솔루션이, 한화솔루션의 지분 37.25%를 한화가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니콜라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 일명 서학개미들의 손실도 크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니콜라가 19.33% 폭락함에 따라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니콜라 주식 가치도 하루 동안 약 339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니콜라 주가는 6월 초 한때 79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거품 논란 등으로 꾸준히 내려 21일 종가는 고점의 약 3분의 1 수준인 27.58달러에 그친다.

따라서 그간 니콜라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의 실제 손실 규모는 이날 하루 치 339억원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전남 광양항에서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지 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선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 주목받는 현대자동차 수소상용차

현대자동차는 니콜라가 사기 의혹을 받는 가운데 니콜라의 본거지라 할수 있는 미국 수소전기 상용차 시장에 대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5일 증권가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어 수소상용차 관련 기술개발 현황 및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증권가에선 니콜라 사기 의혹 사태로 신생 업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현대차의 수소상용차 사업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수소 승용 및 상용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 중"이라며 "트레일러 등 일부 라인업을 보강해 미국 수소상용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설명회에서 경쟁사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최근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니콜라와 대비해 현대차의 제품 신뢰도가 매우 높고 즉각적으로 제품 공급이 가능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장기공급 계약 체결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대형 상용차 시장은 연간 300만대 규모로 승용차 시장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도 "경쟁사가 적어 시장 선점 시 독과점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를 위해 유럽, 미국, 중국 시장에서의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며 "2021∼2022년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수소연료의 내구성 확보와 비용 절감이라는 상충 과제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선적하고 스위스로 수출했다.

현대차는 향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천㎞ 이상인 수소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 기반의 대형 트랙터를 북미와 유럽 등에 내놓을 예정이다.

◆ 수소전기 상용차 유망한 이유

니콜라와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에 주목한 이유는 효율성이다. 수소 상용차가 배터리 전기 상용차보다 유리한 장점을 가진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트럭의 효율을 비교할 때 운행거리 100㎞ 이상부터 수소전기 트럭의 비용 효율성이 높아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트럭은 전기차에 비해 장거리 운행에 강점이 있어 경유 화물차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2025년 이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역내 주요국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다.

수소모빌리티 전시회에서 공개된 현대차 컨셉트 수소트럭 넵튠.
현대기아차 제공